朴대통령, 오늘 탄핵심판 첫 변론 '불출석' 확정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3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에 불참한다는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탄핵심판의 경우 당사자인 피청구인이 변론에 직접 참석할 의무가 없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한 신문은 사실상 무산됐고, 탄핵심판 심리는 5일 2차 변론부터 박 대통령 없이 진행된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 관계자는 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박 대통령은 오늘 헌재 변론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2차 탄핵심판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이 변론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당시에도 노 전 대통령은 변론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시 1차 변론은 약 15분 만에 종료했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소추위원을 맡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우리나라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피청구인(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신문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탄핵심판 사건에 나쁜 선례가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1차 변론은 피청구인 또는 증인에 대한 신문 없이 헌재와 소추위원단,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간단히 의견만 주고 받은 뒤 마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탄핵심판 피청구인이 변론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변론기일을 다시 정하고, 이후에도 피청구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 상태로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심리는 5일 2차 변론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2차 변론에는 청와대의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과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이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10일 3차 변론에선 형사재판 중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탄핵심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강제 구인장이 발부될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출석을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헌재법 79조는 증인으로서 소환 요구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등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정조준하고 있는 삼성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선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해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해달라'는 식으로 할 것은 다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