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靑 압수수색 실효성 우려…특검 "문제 없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광화문 네거리에서 보이는 청와대 모습/사진=뉴스1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초읽기에 들어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일각에서 제기된 '실효성 우려'를 불식했다. 특검 안팎에서 "예고된 압수수색 전 증거를 없앨 게 뻔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 바 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3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수사 시작 때부터 압수수색과 관련해 실효성이 있겠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대통령기록물로 보존된 서류 등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를 인멸 했다고 하더라도 다 드러나기 때문에 압수수색 과정에서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도 압수수색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특검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기록물법에서는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문서의 무단 파기·손상·은닉을 금지하고 있다. 또 폐기할 경우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없앤 기록물은 관보나 정보통신망에 고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압수수색 방법이나 절차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시기에 대해선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통령 대면조사가 늦어도 2월 초순에 끝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통상 주요 피의자의 조사보다 압수수색을 먼저 진행하므로, 청와대에 대한 강제 수사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 시기가 정해지는 대로 구체적인 압수수색 날짜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박 대통령이 지난번 특정 언론사(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와 간담회 때 말했듯 현재 대면조사 일정을 사전 조율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장소, 방법에 대해선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수색은 그 특성상 현 단계에서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청와대 압수수색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왔기 때문에 현재 법리 검토를 마친 상태"라며 "나머지 압수수색 방법 등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그동안 청와대 내부에서 압수수색이 가능한 장소가 어디인지 검토해왔다. 군사상·공무상 비밀 문건이 위치한 곳에 대한 강제 수사는 불가능할 수 있어 대통령 관저와 의무실, 경호실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에서는 '군사상 비밀이 지켜져야 하는 장소에 대해선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을 하지 못 한다'고 정하고 있다. 공무상 비밀에 관한 문건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