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청와대 어르신·국정원 이야기 한적 한번도 없다"

차은택씨 /임성균 기자

광고감독 차은택씨(48·구속기소)가 광고사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과정에서 '청와대 어르신'이나 '국정원' 등을 언급했다는 측근의 주장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차씨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에게 청와대 어르신이나 국정원 이야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는 차씨가 최순실씨(61·구소기소)와 함께 설립한 모스코스의 사내 이사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특히 차씨 등이 포레카 인수에 나선 업체 컴투게더 대표 한상규씨에게 압력을 행사할 당시 중간에서 실무를 맡았다.

차씨와 함께 피고인 신분인 김 전 이사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차씨가 '모스코스 뒤에 힘 있는 어르신들이 있다'고 설명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차씨가 재단과 국가정보원 등을 언급하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을 했다는데 사실인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조금 무서울 수 있는 얘기들을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차씨는 자신이 그런 말을 한 사실을 부인하면서 "본인이 상황을 보고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나 김 전 이사는 "청와대 이야기는 포레카 건 외에 다른 일로 언급을 했고, 국정원 이야기들은 '재단에서 너를 안좋게 얘기하더라. 재단이 무서운 데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한 기억이 난다"고 맞섰다 .

차씨는 특히 김 전 이사가 앞서 포레카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차씨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고 그렇게 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도 문제삼았다. 그는 "김 전 이사와 김 전 이사 회사 직원들의 월급을 내가 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김 전 이사가 어쩔 수 없이 협상에 나선 것이 아니라 같이 일을 했다는 것이다.

차씨는 또 "김 전 이사가 자신 회사 직원들을 모스코스에 받아주면 같이 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며 "모든 직원들의 급여를 써서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급여에 대해 최순실씨에게 보고하고 최씨가 매달 현찰로 줬기 때문에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전 이사는 "우리 직원들이 차씨의 요청에 의해 한 일이 있다"며 "그 일들에 대한 용역비로 받은 것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차씨가 "용역비라고 하면 매달 금액이 바뀌어야 하는데 매달 똑같았다"고 반박하자 김 전 이사는 "내역서가 다 있다"며 "매달 달랐다"고 말했다.

차씨는 김 전 이사가 모스코스 일을 그만 둔 이유도 문제삼았다. 김 전 이사는 이날 포레카를 두고 컴투게더와 협상하는 과정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모스코스를 나왔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반면 차씨는 "사실은 최씨의 지시로 모스코스가 폐업할 때까지 같이 가지 않았느냐"며 "최씨가 김 전 이사를 내보내라고 했을 때 내가 방어를 하고 결국 최씨 요구에 의해 김 전 이사가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