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김정남 피살, 김정은 정권 잔학성·반인륜성 보여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긴급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군의 철저한 대북 대응태세를 주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2명의 여성에게 독극물 스프레이를 맞고 숨진 것과 관련, 북한의 내부 동향을 점검하고 피살 배경과 북한 권력구조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기 위해 소집됐다. 아울러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연계해 북한군의 특이 동향 파악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이 지난 12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데 이어 1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정남이 피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금번 사건이 심히 중대하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오늘 회의를 통해 현재 북한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면서 "김정남 피살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할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당국과도 계속 긴밀히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또 "외교안보부처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 김정은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와 주요국들의 독자제재가 철저히 이행돼 대북 압박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불필요한 또는 과도한 불안함이 조성되지 않도록 정부의 노력에 협조를 해달라"면서 "정치권도 정부의 안보정책을 신뢰해주고 안보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법안추진과 정책협의과정에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NSC 상임위에는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외교부·통일부·국방부 장관, NSC 사무처장, 국정원 1차장,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이 의장인 NSC 전체회의를 소집한 적 있지만 안보실장이 맡아오던 상임위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