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무릎꿇고 사죄하고 싶다" 때늦은 반성

최순실씨의 핵심 측근이던 차은택씨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포레카 지분 강탈미수' 사건으로 재판 중인 차은택씨(48·구속기소)가 피해자인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를 향해 "무릎꿇고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씨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본인 재판에 피고인 대신 증인 신분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차씨는 최순실씨(61·구속기소)를 등에 업고 한 대표로부터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구속기소)이 콘진원장 자리를 내준 차씨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 자신을 협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당시 한 대표는 송 전 원장과 30년 지기였다며 "선의를 가장한 대리협박을 당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진술에 대해 차씨는 "한 대표가 증언할 때 충격이었다"며 "정말 죄송하고 깊이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컴투게더가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의 발언이 송 전 원장을 통해 한 대표에게 전달된 점에 대해선 협박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차씨는 "최씨가 쉽게 말해서 포레카를 그냥 인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지분조정 등의 과정이 있었지만 어려울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송 전 원장이 한 대표에게 말해보겠다길래 하지 말라고 했는데 다시 해본다길래 알겠다고 하고 지나갔다"며 "송 전 원장에게 하소연한 것이고, 그 이야기를 한 대표에게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진술했다.


차씨는 또 "지금은 한 대표가 최씨의 말을 따라야 할 의무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무지해서 쉽게 생각한 제 불찰"이라고 발언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강압이었던 것은 반성하지만 조직적으로 한 건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법정에서 차씨는 포레카 인수를 지시한 '윗선'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지목했다. 차씨는 "포레카 인수와 관련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연결점은 누구냐"는 검찰 측 질문에 "정확하게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2014년 8월쯤부터 최씨가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안 전 수석이 업무에 관여하는 것을 보고 박 대통령이 개입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차씨는 또 "최씨와 만나고 있을 때 특별한 전화가 걸려온 적이 몇 번 있었다"며 "회의실이 좁아 목소리가 잠깐 들린 적이 있었는데 전 (통화 상대방이) 대통령이라고 확신한다"는 증언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