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김정남 피살, 중대한 사안…동향 예의주시할 것"

머니투데이

고석용, 박소연, 조성훈 기자

정부는 15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이 심히 중대하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며 대북 감시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탈북민과 남북교류 단체 관계자 등에 대한 신변 안전에도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아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오늘 회의를 통해 현재 북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불안이 조성되지 않도록 정부의 노력에 협조해달라"며 "정치권도 정부의 안보정책을 신뢰해주고 안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법안추진과 정책협의 과정을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일부는 피살 소식이 전해진 전날(14일)부터 상황을 점검하고 탈북민과 남북교류 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신변안전 시스템을 점검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과거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씨 피살사건도 있었고 황장엽 전 비서에 대한 암살 시도도 있었고 북한이 이미 '탈북민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적도 있었다"며 유사 사태를 막기 위해 탈북민 신변안전 시스템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앞으로도 신변안전에 유의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이번 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말레이시아 당국과의 협력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도록 말레이시아 당국과도 긴밀히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독일에서 개최되는 다자회의에 참석해 이번 피살 건에 대한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피살 사건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진전되는 상황을 봐가면서 여러 나라와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