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입국설' 김한솔 행방 묘연…김정남 시신 확인했나

/영상=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의 행방이 묘연하다. 그가 20일(현지시간) 아버지가 피살당한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추측일 뿐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


현지 매체 더스타는 21일 김한솔로 추정되는 남성이 전날 저녁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이 남성이 김한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영상 속의 남성은 검정색 모자와 마스크, 검은 뿔테 안경으로 얼굴을 가렸다. 흰색 이어폰을 끼고 검은 백팩을 맨 차림이다. 얼핏 보면 SNS(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알려진 김한솔의 모습과 닮았지만 전 세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그가 드러내놓고 혼자서 입국장을 통해 걸어나왔다는 건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더욱이 김한솔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마카오발 에어아시아 AK8321편 승객들은 김한솔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공항 경비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AK8321편은 전날 저녁 7시32분에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착륙했다.

다만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병원의 경비가 부쩍 삼엄해진 게 김한솔의 방문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쿠알라룸푸르 병원에는 간밤에 특수무장경찰(STAFOC)이 급파돼 시체 안치소를 지켰다. 이에 따라 김한솔이 곧 나타나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시체 안치소 인근에는 취재진만 장사진을 이뤘을 뿐 김한솔과 관련한 직접적인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

일부 매체는 김한솔이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하고 이를 인도받기 위해 유전자(DNA) 검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의 유가족이 현지에서 직접 유전자 검사를 해야 시신을 내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빠르면 22일 김정남에 대한 2차 부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만큼 김한솔의 말레이시아 입국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일부 매체의 추측대로 그가 이미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의 행적을 쫓긴 쉽지 않아 보인다.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독살로 숨지면서 김한솔을 비롯한 유가족이 다음 표적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지난 19일 김한솔이 북한의 위협 때문에 영국 옥스퍼드대 진학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을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중국의 비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은 김정남이 피살되자 북한에 유가족을 건들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과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말레이시아도 김정남 피살사건 이후 북한과 각을 세우기 시작한 만큼 중국과 함께 김한솔의 신변을 보호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다.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려다 여성 2명에게 독약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