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탄핵심판 '마지막 증인'…朴출석 '막판 변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 발표를 마친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22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 신문을 끝으로 증인신문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선고 일정을 바꿀 변수는 사실상 박 대통령 본인 출석만 남은 상황이다.


21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22일 16차 변론에서 증인신문을 받기로 했던 최순실씨(61·구속기소)는 이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6일 5회 변론에 나와 8시간 넘게 신문을 받으면서 아는 것을 전부 말했다는 취지다.

당초 불출석 의사를 냈던 안 전 수석은 이날 입장을 바꿔 헌재에 나오겠다고 밝혔다. 22일로 예정됐던 자신의 형사재판이 3월로 옮겨져 출석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로써 안 전 수석은 탄핵심판에서 마지막으로 신문을 받는 증인이 됐다. 헌재는 이날로 증인신문을 종결한 뒤 23일까지 최종변론 자료를 제출받고 24일 최종변론을 열 방침이다. 지금 일정대로라면 2주간 평의를 거쳐 3월 초에 탄핵심판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 측은 선고 일정을 늦추기 위해 박 대통령의 본인 출석을 활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국회 소추위원단이 '14일까지 출석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헌재가 최종변론기일을 24일로 못박자 박 대통령 출석을 거론하면서 최종변론을 다음달 2~3일로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헌재는 이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지난 20일 15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다고 해도 따로 기일을 잡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16차 변론 다음 최종변론기일을 끝으로 평의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이다. 또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이 출석한다 해도 헌재가 지정하는 날짜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헌재는 '소추위원단이나 재판관 신문을 받지 않고 최종변론만 하겠다'는 박 대통령 측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권한대행은 "헌재법 49조에서 국회 소추위원단은 변론에서 대통령을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최종변론기일이라고 해도 이 조항에서 배제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의 공정성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만큼, 헌재가 박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여 최종변론기일을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조계는 헌재가 일정을 미루더라도 3월 초 선고에 영향이 없는 선에서 날짜를 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날짜상으로는 오는 27~28일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실제로 헌재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불리한 위치에서 국회 소추위원단과 재판부의 신문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신년 기자간담회와 기자 인터뷰 등을 통해 '장외 여론전'을 펼친 것도 이같은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출석 여부는 16차 변론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헌재도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날까지 출석 여부를 밝혀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