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엘리트' 미전실 임직원 250명, 어디로…

삼성이 28일 쇄신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삼성그룹의 핵심인 미래전략실(미전실)도 결국 재계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전실은 이른바 '삼성의 심장'으로 불린 만큼 여기서 몸담은 200여명은 삼성 내에서도 뛰어난 업무능력을 평가받아 왔던 선별된 직원들이었다. 그룹 비서실 조직이 해체되면서 이들 임직원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래전략실의 수장이자 삼성그룹의 2인자였던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을 비롯한 미래전략실 팀장들은 최근 삼성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데 대한 책임과,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되는 그룹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원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김종중 사장, 인사팀장 정현호 사장, 기획팀장 이수형 부사장, 경영진단팀장 박학규 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준 부사장, 금융일류화팀장 임영빈 부사장 등은 퇴사하기로 했다.

이외에 임직원은 다음달 계열사마다 단행하는 인사를 통해 '원대복귀'하거나 대기발령된다.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명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 방침을 밝히자 삼성은 이에 맞춰 미전실 해체를 골자로 한 '삼성 쇄신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약속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오너십-미전실-계열사 사장 전문경영 등 '삼두마차' 체제로 움직이는 것으로 본다. 특히 미전실은 이건희 회장의 핵심 참모조직으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만큼 삼성맨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꿈의 부서로 꼽혀왔다.

미전실은 △커뮤니케이션팀 △기획팀 △전략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 7개 팀을 통틀어 250여 명의 임직원이 소속됐다. 차장이나 부장과 같은 선임급과 상무 등 임원으로 구성됐다. 계열사에서 미전실로 인사발령이 나면 보통 5년 정도 파견 근무하는 형식으로 운영돼왔다.

삼성그룹에서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 모았지만, 미전실이 사라지면서 당장 이들의 소속도 불투명하게 됐다. 일단 미전실 임직원들은 당분간 '대기발령' 상태가 불가피하다. 삼성 서초사옥 40층과 41층 등에 있는 미전실 사무실은 이미 정리에 들어갔다.

일단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86,100원 ▲1,900 +2.26%), 삼성물산 (150,400원 ▲3,000 +2.04%) 등 주력 계열사를 거친 다음 소속 계열사 인사(발령) 시기에 맞춰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3월 초에 예정된 부장급 이하 간부의 정기인사(진급)에서 구체적인 보직과 함께 정식 발령이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2015년 3월 중순에도 미전실 태스크포스(TF)에 파견된 일부 직원은 원래 소속된 계열사로 돌아간 사례가 있다. 다만, 일부는 미전실 해체에 따른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현업 복귀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3월 초에 원래 계열사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계열사 인사에 맞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삼성그룹을 이끌어온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미전실이 이렇게 사라질 줄은 정말 아무도 내다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미전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만 별도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