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3인자 등 수뇌부 5명 일괄 기소…朴대통령 추가 입건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 5명이 433억원의 뇌물공여 등 혐의로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공여자'인 이 부회장의 공소장에 '뇌물수수자'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자세히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28일 이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 등 삼성 임원 5명을 일괄 기소했다. 이 중 이 부회장만 구속 피고인 신분이 됐고 '공범'으로 분류된 나머지 임원들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특검은 나머지 임원들 중 박 사장의 가담 정도가 가장 중하다고 봤다. 특검은 앞서 박 사장도 구속하려 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게 편의를 구한 대가로 최순실씨(61·구속기소) 측에 433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혐의(뇌물공여)를 받는다. 최씨 지원에 나서기 위해 회사자금 298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도 있다.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공소사실에 박 대통령을 세 차례 독대한 자리에서 오간 대화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나중에 공개되겠지만, 해당 내용이 자세히 기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그리고 지난해 2월 박 대통령을 독대했는데 특검은 이 자리에서 '대가성 거래'가 성사됐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매각,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 등에서 청와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해선 뇌물수수 피의자로 추가 입건했고, 당초 검토했던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특검보는 "수사 재개를 하는 쪽은 검찰이어서 특검이 처분하기보다는 사건을 넘기는 게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에 대해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단순 뇌물, 제3자뇌물 등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이 중 최씨의 재산으로 파악된 금액에 대해선 추징보전을 청구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 임원들의 일괄 기소 소식이 전해진 것과 동시에 최 실장과 장 차장을 퇴진을 선언했다. 두 사람은 삼성의 2·3인자로 꼽힌다. 삼성은 또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