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시민들 긴장 속 집중…"일이 손에 잡히겠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운명의 날'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전 국민들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오늘 오전 11시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직장과 학교에서 결과를 지켜볼 시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핵 선고를 직장에서 볼 예정이라고 밝힌 직장인 A씨는 "일은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지금 누가 일이 손에 잡히겠느냐"며 "아마 그때쯤엔 직원들 모두가 탄핵심판 선고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 심판 선고 시간 무렵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라고 밝힌 교사 B씨는 "그 시간에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라며 "나도 수업에 집중이 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내 일을 묵묵히 하며 결과를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탄핵 인용 선고를 기대하는 시민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직장인 C씨(24)는 "탄핵이 인용되리라 믿지만 혹시 모르기 때문에 긴장된다"며 "기각이 되면 울고 싶을 것 같다"라며 초조한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 SNS와 커뮤니티 등에는 탄핵 기각을 우려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탄핵 심판 인용을 지지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직장인 D씨는 "나는 태블릿 PC 보도 당시부터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고 촛불집회에도 나갔었다"며 "하지만 헌재에서 기각 결정을 내린다면 그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와서 불복할거면 탄핵 심판을 뭐하러 받나"라며 담담한 자세로 선고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탄핵 기각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탄핵 반대 운동에 앞장선 '박사모' 등 친박단체 게시판에는 길몽을 꿨다며 "이 꿈이 오늘 결과와 관련 있는 꿈이길 간절히 바란다"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탄핵 기각을 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편 기각 시 불복 투쟁을 다짐하는 반응도 있었다. '정광용 장군님 보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이제 고지가 눈앞입니다. 오늘 각하 판정 나오면 내일 국회를 점령 포위해 해산에 총력을 기울이자"며 "2500만 원군이 있으니 악의 무리 쳐부숴 청정 선진국가 만들어내자"라고 말했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일부 진영에선 죽창 사진이 등장하고 일부 인사들은 '자살', '분신'등을 공약하는 등 극단적 행동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탄핵심판 선고일을 전후로 서울지역에 최고 경계태세인 '갑호 비상령'을 내리는 등 혹시 모를 소요사태 대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