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승복 메시지 말해달라"…유승민, 박근혜 '침묵' 우려했나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결정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탄핵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헌재는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에 대해 재판관 8명 전원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했다. 2017.3.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승복 메시지를 낼 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말해달라"고 호소,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을 우려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승민 의원은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선고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적으로는 깊은 회한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승복을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아직 대통령의 역할이 남아있다"며 "같은 국민끼리 서로를 향했던 적대감을 녹일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상처를 치유해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또 "진심으로 승복을 말해주시고 화해와 통합을 말해달라"며 "국민들의 분열을 막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일은 대통령만이 하실 수 있고, 하셔야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대선주자들이 헌재 판결을 환영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한 입장을 발표한 것과 비교할 때 유 의원의 입장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호소에 가까웠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 판결 후에도 침묵을 지킨데다가 서울 삼성동 사저로 즉시 떠날 것이란 예상도 깬 채 청와대 관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헌재 판결을 승복하지 못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이면서 박 전 대통령의 파면 항의 시위 참석자 중 사망자가 11일 오전 현재 세 명에 이르는 등 국론 분열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유 의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을 예상하고 박 전 대통령을 향한 호소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저렇게 관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헌재 판결 후 국민들에게 승복과 통합의 메시지를 냈어야 아는 것 아닌가"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 후 다음날인 11일에는 외부 일정 없이 향후 대선과 정국 구상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이어 12일에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만나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