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朴사저 앞 친박시위 '등하교 시간' 아예 금지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가 집회를 열고 있다. 경찰은 결사대와 주민 간 충돌을 우려해 질서유지선을 설치했다./ 사진제공=뉴스1

경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서 열리고 있는 친박(친박근혜) 집회에 제동을 걸었다. 소음과 불안 등으로 인근 주민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피해 민원을 연이어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는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 집회에 제한통보를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는 이튿날부터 인근 초등학교 등교시간에 해당하는 오전 7~9시, 하교시간인 낮 12~3시 사이 집회가 금지된다. 학생 수업시간에는 메가폰·앰프·확성기 등 음성 증폭장치도 사용하면 안 된다.

집회 인원은 애초 경찰에 신고한 20명으로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집회 장소는 사저 앞 담벼락으로 한정하고 경찰이 설치한 질서유지선 밖을 벗어날 수 없다. 행인이나 취재진을 상대로 시비를 걸면 엄중 대응한다.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30여명이 13일 출범한 단체로 이날까지 나흘째 사저 앞에서 집회 중이다. 많게는 지지자 1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고 경찰·취재진과 충돌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저 앞 집회에서 욕설을 내뱉고 고성이 오가면서 거주민들 안전이 위협당하고 통행에도 불편을 초래했다"며 "인근 삼릉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등 문제가 많아 제한통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삼릉초는 경찰에 시설안전보호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도 경찰에 "삼릉초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우려된다"며 학교 주변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삼릉초 녹색어머니회·한마음어머니회에서도 경찰에 민원을 넣었다.

경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다른 단체 '자유통일유권자본부'의 사저 앞 집회 신고에 금지통고를 내렸다. 해당 단체는 경찰에 사저 앞 30m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가 먼저 집회를 열고 있는데 '자유통일유권자본부'에서 같은 장소와 시간대에 집회를 신고했다"며 "결사대에서 조율을 거부해 집회·시위법에 따라 나중에 신고한 단체의 집회는 금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