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빼려니 기름 나와' 세월호 인양, 거듭되는 난관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2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인양돼 반잠수정에 안착한 세월호 스크루가 정지된 채 목포 마지막 항해를 기다리고 있다. 2017.03.27.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해수를 빼기 위해 뚫은 구멍에서 기름이 나왔다. 거대한 세월호 선체 내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인양 작업의 난관으로 거듭 작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은 28일 세월호 선체에 실시하려던 천공(선체에 구멍을 뚫음) 작업을 목포신항 접안 및 거치 이후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추진단은 지난 27일 저녁부터 세월호 선체 내 해수 배수를 위해 기름이 없는 곳으로 추정되는 32개소에 직경 10㎝의 소형 구멍을 뚫을 계획이었다. 평형수 탱크, 청수 탱크 등 6개 탱크 총 11개소, 화물칸인 D데크 21개소 등이 목표 지점이었다.

하지만 시험천공을 위해 뚫은 구멍에서 이내 기름성분이 나오며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추진단은 27일 오후 8시45분부터 D데크 4곳에 직경 1㎝의 구멍을 냈는데, 이 중 3곳에서 기름성분이 나왔다. 추진단이 선체 내 해수 위치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천공 작업은 선체에 용접을 실시해 구멍을 내는 작업이다. 현재 반잠수식 선박 위에서 고박 작업, 날개탑 제거 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기름성분이 나올 경우 화재 위험성 등 안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철조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배 안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예측을 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대한 전문지식을 동원해 합리적으로 유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길이 146m, 폭 22ｍ, 높이 24m, 무게는 6825톤인 대형 선박으로, 수상 작업으로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인양 과정에서 잭킹바지선 간섭, 램프 제거 등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상황이 계속 발생해왔다.

해수부 관계자는 “3년 만에 수면 위로 건져낸 세월호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하려면 육지에 거치 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바다 위에서 이를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천공을 통한 해수 배수 무산에도 목포신항 이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은 최대 7만2000톤까지 적재가 가능한 규모다. 해수 배수가 안 되어도 그 무게는 수천톤에 불과해 반잠수식 선박을 통한 이동에는 문제가 없다.

이 단장은 “배수가 덜 돼서 적지 않은 무게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로 속도에 영향을 받는다든지 그런 점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목포신항 부두에 거치할 때까지 구조적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