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송차로 16분만에 구치소로…'침통·격앙' 지지자들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31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박 전 대통령이 탄 호송차량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4시45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라탄 지 약 16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구치소 앞에 도착하자 구속 소식을 듣고 몰려온 친박(친박근혜) 성향 지지자 10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 등을 연호했다. 호송 차량이 구치소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모두가 침통한 표정이었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법원을 겨냥한 욕설도 쏟아졌다. "정치특검의 사건 날조" "빨갱이가 집어삼킨 법원" 등 원색적 비난도 이어졌다.

앞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대기하던 지지자들도 박 전 대통령 구속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고성으로 오열하는가 하면 일부는 주변에 배치된 경찰을 위협하다가 제지당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 될 서울구치소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은 적막 속에 침울함만 감돈다. 밤을 꼬박 샌 지지자 5~6명만 자리를 지킬 뿐이다. 하나같이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속보가 전해지자 모두 놀란 기색이다가 이내 고개를 떨궜다. 깊은 한숨과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전날 자택 주변으로 빼곡히 흩날리던 태극기는 이제 들고 있을 힘마저도 없는지 맥없이 땅바닥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건 헌정 사상 3번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부로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된 채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29분 검찰 차량을 타고 서울구치소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