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경제성장, 정부 주도 'J노믹스' 시동

문재인의 ‘J노믹스(재인+경제학)’ 핵심은 사람중심의 성장이다. 일자리와 복지를 확대해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게 목표다. 정부, 가계, 기업 등 경제 3주체중 국가의 역할에 무게를 싣는다. 당장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가 먼저 일자리 확대를 주도하고 기업 등 민간의 영역이 따라오게 만든다는 거다. 이른바 ‘큰 정부론’이다.

J노믹스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우리나라 경제의 두 가지 고질병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에 재정건전성과 가계부채 등 다른 고질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직시한다. 불합리한 구조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그간 쌓아올린 경제도 무너질 수 있다. 경제의 체질개선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는 거다.

새 정부는 △일자리·소득 주도 사람 중심 행복경제 △지속성장·국민통합을 위한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 실현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 △내수 수출 균형경제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역시 주체는 정부다. 대기업 성장이 사회 전반의 혜택으로 연결된다는 '낙수 효과'는 허구라는 게 새 정부의 인식이다. 정부 주도 인간중심 성장이 J노믹스의 핵심이다.

이용섭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공공일자리 비중이 21%인데 우린 7%밖에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세금을 낭비하는 게 아니라 깨끗해지고, 국민 삶의 질을 높여주도록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개혁도 또다른 축이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나 과도한 경제력 집중,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손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감몰아주기 등 경제민주화의 기본 해결과제들도 추진될 전망이다. 규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줄인다는 입장이지만 국민 생명을 위한 규제는 지키는 게 원칙이다. 대대적인 완화보다는 선별적 개선이 예상된다.

정부주도 경제를 뒷받침하려면 재원이 필수다. J노믹스는 일단 다른 분야에 들어가야 할 돈을 끌어오기보다는 따로 재원을 마련해 정책을 추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공약 이행에 필요한 5년 178조원의 재정은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112조원을, 덜 걷혔던 세금을 제대로 걷는 방법으로 66조원을 마련해 충당하기로 했다. 다만 재정지출 개혁 방안이 매번 추진돼 왔지만 그간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나 최저한세율 인상 등 명실상부한 증세방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