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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봉 농협생명 사장 "단기수익 떨어져도 장기성장 추구"

[머투초대석]"당장 수익성 떨어져도 보장성보험 확대 지속..5월 보험업계 첫 보이는 ARS 오픈, 시장변화에 능동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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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기존에는 저축성 상품 위주로 판매했는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원래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은 회사인데 갑자기 체질개선을 하려다 보니 단기수익성은 약화됐다. 일종의 '성장통'이다. 보장성 상품은 판매가 누적될수록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은 좋아질 것이다."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회사의 체질개선에 총력을 쏟고 있다. 눈앞에 수익을 쫒기 보다는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온라인보험 시장에 진출하거나 인슈테크(보험기술)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같은 전략이다.

서 사장은 "이익이 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온라인 채널은 20~30대 젊은 고객 층에 접근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인슈테크를 활용한 서비스도 아직 여러 가지 제도적인 한계가 있지만 ICT(정보통신기술) 활용범위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폭풍전야를 보내고 있는 보험업계에서 농협생명의 체질개선을 이끌고 있는 서 사장을 만나 현안과 계획을 들어봤다.

-보험 관련 업무는 처음 맡았는데 1년간 어떠셨나.

▷농협은 1965년부터 공제사업을 했기 때문에 보험과 관련한 역사가 짧지는 않다. 하지만 막상 보험사에 와서 일해보니 용어도 생소하고 은행처럼 지점을 통해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GA(법인대리점) 등 다양한 채널이 있다 보니 새롭게 공부할 것이 많았다. 특히 회계제도도 많이 달라서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어가면서 공부했다. 신입사원 같은 마음으로 공부하다 보니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


-농협생명이 지난해에는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IFRS17 도입 준비 때문에 보험업계의 영업이 다 어렵다. 농협생명도 저축성 위주로 판매하다가 지난해 보장성 판매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원래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은 회사인데 체질개선을 하려다 보니 단기수익성은 떨어졌다. 지난해 월납초회보험료 기준 305억원 가량 판매했는데 전년에 비해 13%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보장성 상품은 누적될수록 효과가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실적은 좋아질 거다. 올해도 보장성 보험 성장기조를 유지하면서 전년 대비 13%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보장성 상품 비중은 지난해 51%였는데 올해는 53%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장성 상품을 많이 판매하려면 설계사 조직이 중요할텐데.

▷당연히 설계사 조직이 중요하고 우리는 농협이기 때문에 지역농협 조직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지역농협은 농촌에 집중해 있다 보니 대도시는 설계사 조직을 통해 공략해야 한다. 현재 농촌과 대도시 비중이 65% 대 35% 정도인데 장기적으로는 50% 대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채널 확대전략을 별도로 추진 중이다.

-농촌지역에서는 저축성과 보장성 상품 중 어떤 상품이 많이 팔리나.

▷과거에는 저축성 상품을 많이 판매했는데 최근에는 농촌에서도 보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나이 든 고객들이 보장성에 관심이 덜 한 편이었는데 평균수명이 100세로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입원비나 수술비 등이 자녀에게 부담이 되고 간병 수요 등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보장성 상품 가입연령을 85세까지 높였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데 마진이 적더라도 농촌 지역 고령자들의 가입을 늘리기 위한 우리만의 특색이다.

-보험상품이 복잡하다 보니 불완전판매 문제가 많다. 직원교육은 어떻게 하시나.

▷일반채널 외에 지역마다 BM이라고 불리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 매니저’가 있다. 각 지역에 BM을 배치하고 지역농협의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BM 조직이 5000개의 지역농협 점포를 지역별로 나눠서 교육만 전담한다. 공제 시절부터 운영한 자체학습조직도 있다.

-최근에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했다. 보장성 상품은 온라인 판매에 한계가 있지 않나.

▷온라인으로 보험에 가입하려면 확인해야 할 내용이 많다.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것인데 확인작업을 하다 가입 전에 그냥 나가는 고객들이 있어서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시켰다. 고객동의 하에 온라인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려 했던 기록이 남으니까 그걸 보고 설계사가 다시 연락해서 추가 설명을 하는 식이다.

-생명보험 상품은 상대적으로 복잡해서 온라인으로는 가입이 어려운 것 같다.

▷많은 생명보험사들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데 아직 활성화는 안됐다. 20~30대 젊은 고객들은 가입하려고 들어왔다가 복잡하면 중간에 나간다. 오래 보질 않는다는 얘기다. 상품 구성이 복잡하면 안 되기 때문에 연금보험, 암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가장 단순한 3종만 판매한다. 주계약이나 특약 모두 단순하게 구성하려 한다. 앞으로 2종 정도 상품을 더 추가할 예정이다. 이익이 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온라인 채널은 필요하다. 온라인 채널이 없으면 20~30대 젊은 층의 취향을 알 수 없다. 대면 채널에서는 20~30대 고객에게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설계사 채널보다 온라인채널 등 비대면채널 비중이 늘어날 거다.

-핀테크(금융+기술)에 관심이 많으신데 인슈테크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준비 중인가.

▷올해 조직개편을 하면서 디지털금융부를 신설했다. 5월에 보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보이는 ARS’(자동응답서비스)를 오픈하고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챗봇은 고액자산관리 쪽에 먼저 서비스한 후 전체로 확대를 검토하려 한다.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의 경우 KT와 함께 준비 중인데 규제가 심해서 속도가 더디다. 사회적인 변화가 함께 진행되지 않으면 늦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든다.

-지난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RBC(보험금 지급여력) 비율이 좋아졌다. 추가 자본확충 계획이 있나.

▷상품을 보장성 위주로 판매한다는 전제하에 기준금리 기준으로 금리가 현재보다 0.4~0.5%포인트(p)만 상승하면 큰 걱정은 안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필요하면 추가로 후순위채 등을 발행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 주도로 농협손해보험과 함께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재 농협금융 계열사들과 함께 글로벌사업TF(태스크포스)에 참여해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생명보험 시장이 세계 3위 규모로 매우 크지만 보험침투율은 세계 40위 수준으로 낮아서 성장 여력이 크다. 또 협력을 검토 중인 중국 농업협동조합인 공소그룹은 농업 단일 사업으로만 매출액이 813조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해 사업협력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은 사업검토 초기 단계로 현지 시장 상황과 국내 기업 진출 현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신중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다른 민영보험사의 해외진출 사례와 달리 농업경제와 금융 시너지를 통한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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