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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통' 검사에서 혁신기업 변호사로…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the L][피플]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 "법률이 기술발전 막아선 안 돼"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입력 : 2018.05.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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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사진=김휘선 기자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사진=김휘선 기자


1980년대 초·중학생 시절 부모님을 졸라 ‘애플투’ 컴퓨터를 샀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최초 개인용 컴퓨터다. 컴퓨터가 흔치 않았던 때지만 혼자 컴퓨터 프로그래밍까지 해냈다. 컴퓨터에 대한 관심으로 공대에 가려고 했지만, 판·검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법대로 진로를 바꿨다.

1992년 사법고시를 통과해 검사가 돼서도 컴퓨터에 대한 흥미는 이어졌다. 남들이 선호하는 특수부와 공안부를 마다하고 컴퓨터를 다루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컴퓨터수사부(첨단범죄수사부 전신)와 첨단범죄수사부에 머물렀다. ‘IT(정보기술)통’으로 불리며 해킹과 정보유출 등 사이버범죄 수사를 도맡았다. 순환 근무로 사이버범죄 수사를 계속할 수 없고 아버지의 건강도 악화되자 11년 만에 검찰에서 나왔다.

대형 로펌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혁신 기업들을 전문적으로 돕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2012년 IT·정보보안 전문 로펌 ‘테크앤로’를 차렸다. 사무실도 서초동이 아닌, 기업들이 많은 광화문 한복판에 있다. 구태언 변호사(49·연수원 24기)의 이야기다.

◆"IT 기업 서랍엔 칫솔과 치약 밖에…포렌식 도입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검찰이 디지털포렌식(범죄증거 수집 및 분석) 기법을 도입하는데 일조한 인물이다. 2002년 대기업 IT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러 갔을때 황당한 경험을 한 게 계기가 됐다.

“IT 기업이라 책상엔 컴퓨터와 마우스 밖에 없었어요. 서랍엔 칫솔과 치약이 전부였죠.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올 수는 없었으니 가져올 게 하나도 없었어요. 이때부터 컴퓨터 내 필요한 정보만 정확히 뽑아 가져오는 포렌식 기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주장대로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도입했다. 대검찰청이 2008년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를 마련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사진=김휘선 기자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사진=김휘선 기자

◆"혁신기업 도우며 기업가 꿈 대리 만족"

정보보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구 변호사는 신용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다음카카오 감청 사건 등 굵직한 IT 관련 사건을 도맡았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직원이 경쟁사로 전직하면서 컬러필터 기술을 유출한 사건도 변론했다.

혁신 산업에 대한 법률 자문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스타트업·규제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과 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혁신 산업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자문을 내놓고 있다. 약 3년간 200여개 스타트업에 무료 법률 상담도 하고 있다.

“파괴적 혁신 기업가들을 존경하고 그들을 도와주는 게 제 역할입니다. 못이룬 꿈에 대한 대리만족인 셈이죠.”

"법률이 기술 발전 가로막아선 안 돼"
우리나라 가상화폐 규제 방침이 세워지면서 투자 개발은 위축된 상태다. 구 변호사는 가상화폐를 비롯해 혁신 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발전하기 어려운 풍토라고 꼬집었다.

"가상화폐시장에서 투기라는 부작용이 발생했으면 정부는 부작용만 조절해주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부작용을 막는 대신 거래 자체를 금지해버렸죠. 당장은 쉬운 해결책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세계 기업과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뒤쳐지게 하는 결과를 만듭니다."

구 변호사는 기술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기업에 책임을 최소화하는 미국의 'Do no harm' 정책을 선례로 들었다.

"미국 정부는 기업이 기술을 계속 투자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유튜브만 해도 저작권법 위반 문제가 넘쳐났을 때 범죄에 개입하지 않은 기업에게는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죠. 법률이 기술 발전을 막아선 안 됩니다. 기술 발전은 계속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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