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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부산은행장 "종이서류·현금없는 미래형 점포 늘린다"

[머투초대석]6월부터 6시퇴근제 도입하고 하루 두번 집중업무제도 시행…수도권·해외진출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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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BNK부산은행장./사진촬영=김휘선 사진기자.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사진촬영=김휘선 사진기자.
"디지털 금융시대에 비대면 채널인 모바일뱅킹 '썸뱅크'를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대면채널의 경우 점포를 물리적으로만 통·폐합하는데 그쳐선 안된다. 점포수를 줄여도 영업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변화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디지털브랜치' 해운대비치점을 개설했다. 또 동일 영업권내 점포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 제도도 확대해 영업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빈대인 행장(58)은 "시중은행들에 비해 디지털화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생각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미래형 점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빈 행장은 지난해 9월 부산은행이 부정적 이슈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 취임했다. 그는 취임후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면서 내실을 다지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량을 쏟았다. 부산은행은 10년 전엔 자산이 20조원도 되지 않았지만 지역 경제 발전에 힘입어 현재는 50조원이 넘을 정도로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시스템과 조직문화 등 질적 성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외부적으로는 디지털 금융을 추진하고 내부적으로는 조직 문화 혁신에 나섰다.

그는 "부산은행장으로 취임하게 돼 영광이기도 했지만 반갑거나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2년6개월의 임기로 시작하자마자 달려도 짧은 기간에 과거의 문제점을 성찰하느라 제대로 뛰지 못해 아쉽지만 지난 8개월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산은행 본점에서 빈 행장을 만나 사업 전략과 계획을 들어봤다.

-'디지털 브랜치'와 같은 미래형 점포와 기존 점포의 차별점은.
▷디지털브랜치는 '셀프(Self)', '페이퍼리스(paperless)', '캐시리스(Cashless)' 등 3가지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디지털브랜치 해운대비치점에선 스마트 자동화기기(STM)를 통해 창구에서만 가능했던 통장 재발급, 카드 발급, 사고 신고 등의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2명의 상주직원은 태블릿PC를 가지고 예금, 대출상담 등 제한적 업무만을 수행해 종이서류가 없고 현금을 만질 필요도 없다. 현재 디지털브랜치와 유사한 개념으로 STM을 설치하고 직원 1명이 상주하는 금융센터가 4곳 있는데 향후 브랜치 수준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오는 7월에는 아파트 단지내 소형지점 4곳을 디지털브랜치로 전환할 계획이다.

오는 10월쯤이면 본격적으로 일반점포도 디지털브랜치로 전환을 추진한다. 지금은 고객이 번호표를 뽑아 창구에 앉기 전까지 무슨 업무를 하러 왔는지 알 수 없다. 앞으로는 은행에 들어올 때 접수단계부터 각종 인증기술을 활용해 어떤 고객이 무슨 업무를 하러 왔는지 알 수 있게 돼 효율적 업무가 가능해진다.

'허브앤스포크' 제도는 동일 권역내 7~8개 점포를 묶어 공동 영업 목표를 달성하는 제도다. 종전에는 모든 지점이 같은 역할을 했지만 허브점포는 거점지역에서 종합금융을 하고 스포크점포는 허브점포를 지원하는 제한된 역할만 한다. 현재는 부산에서 2곳만 시범적으로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더 늘릴 계획이다.

-내부 조직 혁신은 어떻게 진행중인가.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비효율적인 업무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대신 근무시간 중에는 집중적으로 업무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은행은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 되지만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대에 맞춰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해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리 제도를 운영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사후에 보완할 생각이다. 지난 4월부터 오후 6시30분에 퇴근한데 이어 지난 1일부터는 30분 당겨 6시에 퇴근한다. 대신 오전 9시30분~11시30분, 오후 2시~4시에는 회의나 이석을 금지하는 집중업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사진촬영=김휘선 사진기자.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사진촬영=김휘선 사진기자.
-지난해에는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개선됐다.
▷부산, 울산, 경남 등의 핵심산업인 조선업 경기 부진으로 발생한 부실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정상화됐다. 하지만 지역 경기가 좋지는 않아 기업을 지원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회계법인, 변호사, 부산은행 직원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특별 지원단'을 만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래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 어려운 업종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대출 원금 상환을 올해말까지 유예해주기로 했다. 이런 조치가 은행 실적에는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부실화되는 기업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본다. 큰 업체가 부실화되지 않으면 올해 실적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경기나 시대적 상황을 봤을 때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건 맞지만 무모한 도전은 조심해야 한다. 부산은행도 5년전에 중국 칭다오 지점을 개소하고 2년전에는 베트남 호치민 지점을 열었다. 베트남 하노이, 인도 뭄바이, 미얀마 양곤엔 사무소가 있다. 해외 진출은 밖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익을 따져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베트남의 경우 부산 연고 기업이 많이 진출할 만한 곳으로 판단한다. 또 한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정서가 좋은 편이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어 일단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지방은행들의 수도권 진출도 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11개 점포가 있는데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기 위한 확장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점포간 거리가 너무 멀어 기존 점포 영업을 돕기 위해 신규 점포가 필요하다면 보완적 역할에서 검토할 수는 있다. 수도권 확장은 지역 기반인 부산에서 경쟁력을 높이면서 생각해볼 문제지 부산에서 영업이 안되니 수도권에 가서 하자는 개념은 안된다. 부산은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면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부산은행은 부산 지역에서 더 확고하게 뿌리 내려 발전해나가는 것이 최우선이다.

▷자산관리(WM)도 강화하는 것으로 안다.
-디지털 금융 시대엔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보조적 수단이고 최종적으로 진단하고 고객과 교감하는 건 사람인 은행원이 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은행원의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산관리가 은행원의 주 업무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자산관리 대상인 고객과 자산관리 영역을 모두 넓혀야 한다. 기존 자산관리는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지만 현재는 1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도 자산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수천만원 있는 고객의 자산관리도 은행원이 상담해줄 수 있어야 한다. 또 정기예금이나 펀드를 소개해주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속, 증여, 세금, 창업, 가업승계 등으로 자산관리 영역도 확장해 나가야 한다.

- 지방은행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이 있나.
▷유통분야에서 대형마트 진출로 골목상권이 죽은 것처럼 은행권에서도 시중은행들이 거대한 자본으로 지방에 진출해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여년전만 해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각자의 시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시중은행이 지방에 진출해 연매출 50억~100억원 규모의 작은 업체룰 상대로도 영업하니 지방은행이 어려워졌다. 지방 시금고, 구금고에 시중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도 지방은행으로선 큰 도전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어렵다보니 은행의 출연금이 시금고나 구금고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데 이게 자산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요구하는 책임이 많은데 이런 점이 시금고, 구금고 선정 때 좀더 많이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 시중은행은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에선 점포를 모두 철수하지만 지방은행은 점포를 함부로 폐쇄할 수 없다. 실제로 4년간 적자였던 점포를 닫았다 지역 주민들의 항의로 다시 연 사례도 있다. 지방은행에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역할과 규모의 차이가 있으니 평가지표에 가중치를 두는 등의 방식으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부산은행은 채용비리, 주가조적, 불법여신 등 여러 부정적 이슈를 겪었다. 신뢰 회복방안은 무엇인가.
▷지난 8개월동안 대외활동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이다. 다행히 고객들을 만나면 부산은행을 걱정해주는 분들이 많아 정말 고맙게 느끼고 있다. 최근 거래처 사장님에게 한 지점장을 칭찬하는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부산은행에는 '부산은행 같은 사람'이 있어서 나는 부산은행을 좋아한다. 부산은행과 왜 거래하느냐고 묻는다면 다른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 부산은행 직원들이 모두 다 잘하기 때문에 부산은행에 가는게 최고가 아니냐"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부산은행에 보내준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어떻게 하면 2~3배 더 잘할지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역량을 지역에 집중해 뿌리를 더 공고히 내리면서 시스템, 상품에 대해서는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글로컬(글로벌+로컬)해져야 한다고 본다. 고객 한 분 한 분을 마음을 다해 정성으로 대하는 것이 실추된 부산은행의 신뢰를 찾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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