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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로 감옥 갔다온 3인, "결국 바뀌네"

[인터뷰]군대 대신 감옥 선택, "따가운 시선에 힘들어…대체복무제 논의 서둘러야"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이영민 기자 |입력 : 2018.06.28 15:52|조회 : 6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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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국방부 앞에서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문명진씨. /사진제공=전쟁없는세상
2010년 12월 국방부 앞에서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문명진씨. /사진제공=전쟁없는세상

"군대 간 사람은 양심이 없는 거냐, 이 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직장인 고동주씨)

수만 명에 달하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한민국 법체계가 응답했다.

사회적 논란이 뜨거웠던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에 28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은 현행 병역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내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헌재 결정이 나오자 앞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했던 사람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2005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고동주씨(38)도 이번 결정에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고씨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수만 명이 본인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감옥생활을 했다"며 "한편으로 안타까우면서도 결국 바뀌기는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인 고씨는 군대가 불합리한 조직일 뿐 아니라 적을 죽이기 위해 총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반감이 들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했다. 결국 고씨는 1년 6개월 형을 받고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출소 이후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5월15일)과 평화수감자의 날(12월1일) 등에 정기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고씨에게 가장 힘든 것은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고씨는 "'너네만 양심이 있고 군대 간 사람은 양심이 없는 거냐'는 말이 가장 힘들다"며 "직장에서 군대 얘기를 할 때 친밀도에 따라 눈치를 보며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내몰렸다"고 말했다.

2013년 1월18일 '병역거부가이드북' 출간 기념 행사에서 안지환씨(왼쪽 세번째)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쟁없는세상
2013년 1월18일 '병역거부가이드북' 출간 기념 행사에서 안지환씨(왼쪽 세번째)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쟁없는세상

2010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안지환씨(31)는 "이번 결정으로 이런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2012년 출소 후 영화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안씨는 "나는 벌써 교도소에 다녀왔지만 아직 군대 문제로 고민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안씨는 국가의 무책임함과 폭력성에 반발해 병역 거부를 결정했다. 안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위폐를 국가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국가의 허술한 모습에 많이 실망했다"며 "특히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요구하던 경기도 평택 대추리에서 군인이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군대에 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2012년 초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안씨는 "자식이 교도소에 가는 것은 부모님께 엄청난 불효"라며 "항소를 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바로 교도소에 갔다"고 말했다.

안씨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비난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안씨는 "친구들은 내가 병역을 거부한다고 했을 때 다행히 다들 공감해줬다"며 "같은 징집제의 피해자인데 한 끗 차이로 병역거부자를 비판할 수도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생각에 2010년 병역거부를 선언한 문명진씨(34) 역시 주변의 시선이 가장 신경 쓰였다. 문씨는 "병역 거부를 선언할 때 부모님의 반대가 가장 힘들었다"며 "부모님이 친척들에게 '애를 어떻게 키운 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속상하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문씨는 "종교적이든 정치적이든 개인의 자유에 따라 병역 거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인권사회"라며 "아직 한국 사회에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이분법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체복무제 논의가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문씨는 "대체복무제를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앞으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국제연합(UN) 권고대로 복무 기간을 최대 1.5배 이내로 하고 징벌적 성격이 되지 않도록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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