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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머니]"사회적경제, 지난 정부와 끊어진 다리 연결"

[인터뷰]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신임원장 “소통과 네트워크…거버넌스 작동하도록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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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4대 원장이 취임했다. 전임 원장 임기 만료 후 3개월만이다. 김 원장은 현장 경험과 정책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로 통한다. ,/사진= 이우기 작가
9일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4대 원장이 취임했다. 전임 원장 임기 만료 후 3개월만이다. 김 원장은 현장 경험과 정책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로 통한다. ,/사진= 이우기 작가

“오늘 하자시네요. 오늘 아니면 더 바빠지실 거 같다고.”
오늘(9일) 취임하고, 취임 보도자료 후 바로 요청 온 언론 인터뷰를 흔쾌히 받아들인 기관장이라면 두 가지는 확실하다. 하나는 언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성실성을 우선 판단한다는 거고(당일 인터뷰 요청을 해온 매체는 단 3개였고, 처음 요청한 이로운넷이 인터뷰 우선권을 얻었다.) 무엇보다 그 업에 자신이 있다는 거다. 이를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른바 ‘인터뷰 질의서’라는 걸 던지고, 성남까지 한 시간 반을 달려가 만난 그의 곁에는 별도 답지가 없었다. 그리고 환대. 이제부터는 ‘전문가의 식견’을 잘 묻고 듣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그의 선임은 인터뷰만큼이나 파격으로 받아들여질 요소가 있다. 사회적기업가 출신인 여성 대표. 이 이력은 거짓을 보태지 않고 그의 역량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 많다. 사회적기업 (주)우리가 만드는 미래 대표이사와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를 거쳐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 대표를 맡았다. 특히, 일자리 위원회 사회경제분과위원장을 맡으며 거시 정책을 고민, 입안하는 일을 이미 1년 정도 수행했다. ‘부드러운 조정 능력’이라는 개인기까지 고려하면 그를 향한 축하메시지가 납득간다.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를 육성 지원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4대 원장으로 일을 시작한 김인선 원장과 만남은 이렇게 유쾌하게 시작했다.

“진흥원의 역사가 대한민국 사회적경제의 역사죠. 관련 법이 2007년 말 만들어지고 2010년 진흥원이 출발했으니. 지금은 ‘끊어진 다리를 이어가는 시기’일 수도 있겠네요. 지역생태계, 지역 현장을 중심으로 사회적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게 현 정부의 기조인데, 동의합니다. ‘현장, 지역, 거버넌스’라는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진흥원이 더 잘 지원하겠습니다. 기업과 기업 간, 기업과 중간조직, 이들과 정부와 소통 그리고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한 때입니다.” 그의 일성은 ‘현장과 네트워크’였다.

- 취임을 축하한다. 진흥원 원장으로는 첫 현장(사회적기업가) 출신이니 이다.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기대가 클듯하다.


▶ 감사하다.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발전을 기대하는 메시지들을 많이 받았다. 사회적경제가 100대 국정 의제로 설정되는 등 기대가 커지면서 모든 부처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걸 통합시키고 중계하는 기능이 더 중요해졌다고 본다. 진흥원이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알리는 위치에 있기에 더 할 일이 많을 것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서러움은 정책을 만들 때 참여할 채널이 없다는 것이다. 거버넌스(governance)가 중요한 이유다. 거버넌스가 형식화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려면 힘에 균형이 맞아야 한다. 지금은 절대적으로 현장이 열세다. 현장 역량이 강화돼야 하고, 지원도 그런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중계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부처나 지자체들이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할 생각이다.

-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생기고 3년 후에 진흥원이 설립됐다. 진흥원의 역사가 곧 국내 사회적기업의 바로미터라고 생각된다. ‘끊어진 다리 연결’이라고 했는데,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성장했다고 보는가. 진흥원의 역할과 함께 말해 달라.

▶ 이전 정부 모두가 사회적경제를 등한시한 건 아니다. 진흥원은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졌다. 정권 초기에는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적었지만 이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관심을 가졌다. 대기업 자회사 형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경제활성화네트워크로 생태계 지원에 나선 종교계 움직임도 그때 출발했다. 공공구매도 낮은 수준으로나마 시작됐다. 당시 청와대 주도로 ‘사회적경제활성화 타스크포스(TF)팀’이 만들어졌는데, 그때 논의가 사회적경제기본법 기초다. 그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는 뭐라 평가할 게 없고. 현장에서는 늘 아이디어나 제안들을 많이 한다.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당사자니 그렇다. 여기에서 당사자는 기업을 운영하는 조직뿐 아니라 그들과 유기적으로 일해야 하는 지원조직까지를 포함한다. 흔히들 ‘정책이 탁상공론이 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이 가치를 확산하려면 그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제도적인 문제, 자원, 정책 등 풀어줘야 하는 요소들이 있다. 그게 개별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전체 사회적기업을 규모화하는 데 필요한 요구일 수 있다. 설립 초기 진흥원은 사회적기업 육성과 성장지원에 집중했다. 지금은 지역 중심의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잘 작동되도록 돕는 통합지원기관으로 위상을 요구받고 있다.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은 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현장, 지역, 거버넌스라는 핵심 키워들르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지역 생태계가 더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진흥원이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이우기 작가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은 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현장, 지역, 거버넌스라는 핵심 키워들르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지역 생태계가 더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진흥원이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이우기 작가

김 원장은 규모화를 실현해나가는 방식으로 “자기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의 가치인 협동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더 사회적경제 방식에 걸맞다”고 말했다. 이를 촉진하는 게 지원기관의 역할이라는 것. 즉, 현장이 생태계 조성의 핵심 주체기에 현장을 강화하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나름 진흥원이 그 역할로 만들어지고 애를 써왔지만 조금 부족한 부분이 느껴지는 건 네트워크”라며 네트워크를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부처 간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조성도 마찬가지다.

-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대한 민간의 목소리가 높은데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 기본법은 현 정부 이전부터 논의된 것이다. 지역은 근거법을 만들지 않으면 조례 만드는 작업에 소극적이다. 정책 실행에서 중요한 건 현장 조직들과 소통하며 만들어내는 것이다. 민관 거버넌스가 그래서 필요한데 현재 법이 없으니 만들 근거가 없다. 이에 법적 근거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기본법이 통과되면 형태와 상관없이 종합적인 실행지원조직이자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지원기관이 만들어질 수 있다. 빨리 통과돼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 근거법도 없고, 부처별 칸막이 정책으로 현장 혼란이 있다. 사회적경제 정부 지원 체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 필요한 부분이다. 꼭 못해서가 아니라 제도적 제약이 있는 것 같다. 부처 예산으로 일하다 보면 그걸 넘어서는 일을 하는 게 견제도 받고 그 공을 들인 만큼 성과가 부처의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질책을 받을 수도 있다. 그 경계에서 총량, 규모를 늘리는 것도 고민하겠지만, 부처의 경계를 넘어서는 조정 역할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는 특히 지역에서 뭉치지 않으면 어렵다. 공동 전략을 짜야지 지속 가능해지고 역량이 축적되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사회적경제는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다.

-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기업에 급여 직접 지원처럼 일자리 수 늘리기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요한 분야로 바라보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잘못된 시각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현 정부에서 고용지표가 낮다고 하는데 그런 인센티브 방식의 일자리 늘리는 게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만드는 미래’를 처음 만들면서 사회적 일자리 인건비 지원을 받았다. 초기 자본 없는 사회적기업에는 그런 지원도 필요하다.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으면 된다. 우선 일자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만들어져야 하고, 일자리 창출은 민간기업의 몫이라는 구태의연한 사고는 버려야 한다. 현대 사회의 일자리는 단순 고용, 또는 힘겨운 노동의 개념이 아니라 내가 일의 주인이 되어 조직화한다는 점에서 기존 고용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일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될수록 일의 주인이 되고 창조적 노동이 될 수 있다. 사회적경제의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다. 또한 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회안전망이 넓어질수록 공공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는 민관 협력으로 가능하다. 그 협력 대상으로 사회적경제가 좋은 파트너라고 본다.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면 충분히 신선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만들어질 거라 기대한다.

김인선 원장은 "사회적 가치를 담은 기업 활동은 누가 평가하거나 인증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우기 작가
김인선 원장은 "사회적 가치를 담은 기업 활동은 누가 평가하거나 인증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우기 작가
김 원장의 이런 문제의식은 ‘일자리’ 자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출발한다. “경력단절여성들의 일자리 만드는 일을 하면서 일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기존 여성 일자리는 비어있는 일자리를 메꾸는 수준이라 불안정한 일자리일 수밖에 없죠. 딜레마입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와 함께 하면 얼마든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기제인 거죠. 연대, 협동의 밀도를 높일수록 사회변화는 폭넓고 빠르게 갈 수 있다고 봅니다.”

- 진흥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인증제도 관리다. 인증 방식 제도 개선 목소리도 있다.


▶ 사회적 가치를 담은 기업 활동이라는 건 누가 평가나 인증 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임하는 거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등록제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하니 이는 좀 더 열린 논의가 필요할 거다. 우선,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태동하면 좋으니, 목적활동을 하는 형태나 형식을 선택하도록 문턱을 낮추는 방법 등을 우선 적용할 필요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 평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시죠. 그래서 제가 더 점수를 받은 건 아닌지. (웃음) 그나마 사회적경제 분야에는 민간기업보다 여성 리더가 많죠.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여성이라는 점은 강점이라고 봅니다. 지역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인 협동과 연대, 함께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여성의 힘이 크게 작용하거든요.” 자원이 없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뭉치면 생기는 힘. “사회적경제의 기본 원리기도 하죠. 서로 만나고, 서로가 서로의 자원이 되어주는 거. 창업이 가능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깁니다. 다시 사회에서 자기 기여도를 높이고자 하는 여성이라면 사회적경제가 좋은 울타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담=신혜선 이로운넷 편집장·머니투데이 뉴미디어본부 부장 shinhs@
정리=라현윤 이로운넷 기자
사진=이우기(사진가)

*인터뷰 전문은 이로운넷(http://www.eroun.net/)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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