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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장관 "남북 단일팀 선수들 반대땐 안 할 것"

[머투초대석]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머니투데이 대담=배성민 문화부장, 정리=배영윤 기자 |입력 : 2018.07.16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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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김창현 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김창현 기자


"과거 안보 견학의 장에 불과했던 DMZ(비무장지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분단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한반도 평화를 생각하는 '평화관광'의 공간으로 만들어갈 겁니다."

지난 11일 서울 서계동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도종환 장관은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시점에서 문화·체육·관광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문화와 체육, 관광 분야의 교류가 가장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평창올림픽에 이어 다음 달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이 함께한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라 DMZ는 가장 '핫한 관광지'로 떠올랐다. DMZ를 남북평화관광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인근 지역 대표 경관과 음식을 주제로 한 '10경(景) 10미(味)', 각종 축제와 공연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DMZ 관광상품을 개발해 홍보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국민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해야할 일도 산더미다. 문화소비 촉진을 위한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도 출범했다. 새로 시행하는 제도가 안착되기까지 불편함이 따르겠지만 우리 사회가 '문화국가'로 향해가는 데에 필요한 과정이라는 게 도 장관의 생각이다.

-올림픽 이후 남북 교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남북 화해·교류·협력으로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시기에 와 있다. 평화협정 체결부터 종전 선언까지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교류가 진행되다보니 경제 분야에서는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비정치적인 분야인 문화예술체육 분야 위주로 교류가 진행될 수 밖에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라고 본다.

통일농구에 이어 '2018 코리아 오픈 국제 탁구대회'(7월17일~22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8월18일~9월2일),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8월31일~9월15일) 등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한다. 가을에는 남쪽에서 통일농구경기가 열리고 북한 예술단이 온다. 이산가족 상봉, 종교 단체 방북 등 교류들이 여름과 가을에 걸쳐 활발하게 진행된다.

-지난 올림픽 때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 때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는지.
▶현재 단일팀이 확정된 종목은 여자농구, 카누, 조정 등 3개다.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데에는 남북이 뜻을 같이했다. 단일팀 구성에는 북측에서 요구하는 것이 더 많다. 북한이 한 개 종목을 추가 제안해 현재 우리 쪽에서 검토 중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병역· 연금 문제 등 걸려있는 것들이 많아 예민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할 거다. 선수·협회가 동의를 하고 남북이 뜻을 같이하는 몇 개의 단계를 거쳐서 모두 합의되는 종목에서만 단일팀을 구성할 거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우리가 종합 2위인 강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남북이 한팀이 돼서 경기하는 것이 평화와 통일에 기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관심이 많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김창현 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김창현 기자
-남북 관광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최근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이 '평화관광'이다. 이제까지 DMZ는 안보 견학의 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분단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한반도 평화를 생각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DMZ 평화관광에 관한 프로젝트 초안도 만들었다. DMZ 다양한 축제와 공연을 연결하는 프로그램, 155마일 길이의 휴전선 종단, 자전거 일주, DMZ 10경(景)·10미(味) 통합상품 개발 등 DMZ를 '평화관광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방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평화관광'을 늘려갈 방침이다.

금강산·백두산 관광 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지난 판문점선언 중 10.4 선언에 나온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안에 백두산 관광이 포함돼 있다. 남북 관계 진전에 맞춰 준비해 나가겠다.

-주 52시간 근로 시대가 열리면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이달 첫 시행하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에 대한 기대와 효과는 어떤가.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관련해서는 약 6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말 법 통과됐다. 재정당국 설득이 쉽지 않았다. 국민 모두가 관여된 병원비, 교육비가 아닌 문화비 지출까지 세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 초기엔 세액공제 쪽으로 추진하려했는데 소득공제로 결론이 났다. 제도 도입 자체가 재정당국이 많이 양보하는 것인데 처음부터 많은 것을 요구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일단 수용하기로 했다.

앞으로 우리 사회 발전 방향이 문화사회, 문화국가로 가는 게 맞다고 보기 때문에 추진한 제도다. 제도 도입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각 사업장에 카드 단말기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고, 소비자들도 지불에 번거로움이 있는 등 시행 초기 불편 사항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제대로 안착할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거라 생각하고 계속 설명하고 설득해 나갈 생각이다.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도 초기엔 10만명이 목표였는데 2만명 대상으로 시작하게 됐다. 2014년 시범적으로 실시했을 때 약 7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과로사회에서 탈출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많은 국민들이 여행과 문화·체육활동 참여를 꼽았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삶으로 회복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들이 전부 문체부와 관련됐다. 국민들의 쉼표 있는 삶을 위해 문체부의 할 일이 제일 많아진다는 얘기다. 국민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겠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김창현 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김창현 기자
-근로시간 단축 관련, 정작 문화예술 및 체육계 종사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게임·방송·영화·공연 등 근무 환경 및 형태가 다 다르다. 각 사업장 별로 실태 파악을 다 마쳤다. 과도한 노동에서 벗어나고 싶은 쪽, 임금 감소를 우려하는 쪽 등 현장 목소리도 다 다르다. 근로자와 경영자 입장도 다르다. 어느 한 쪽도 사각지대가 없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생각하면서 각 사업장에 맞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저임금보다 못한 처우를 받는 예술인들이 많다. 이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임기 중에 꼭 추진하고 싶은 것이 '예술인 고용 보험 제도'다. 일정 시간 이상 작업한 것이 확인되면 보험 가입할 수 있게 해서 최소한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일이 없을 때 실업 급여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프랑스의 '엥떼르미땅' 제도보다 더 나은 수준으로, 내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작품 활동 비용을 대출·융자 받을 수 있는 '예술인 복지 금고' 등 어려운 환경에도 예술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꾸준히 역점을 두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에는 진척된 사항이 있는지.
▶지난 5월 문학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위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한글박물관 사이의 문체부 소유 땅에 건립할 생각이었다. 문화유산에 담긴 얼(중앙박물관)과 우리 말(한글박물관)과 글(문학관)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 어려움이 있어 현재 위원들이 적합한 장소들을 현장 답사하며 물색 중이다. 문학관 건립은 문인들의 20년 숙원 사업으로 2014년부터 준비했다. 올해 안에 부지 선정을 마치고 설계를 시작해 2021년에 준공할 계획이다.

-가장 논란이 컸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가 마무리 단계다. 향후 계획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로부터 받은 수사의뢰 및 징계 권고안 내용에 대해 법리 검토 중이다. 문체부 직원을 비롯해 산하기관 근무자, 퇴직 직원 등 포함해 대상자만 130여명이다. 그동안 특검, 감사원 감사 등도 있었기 때문에 겹치는 사람이 없는지 한 명 한 명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지금 그 과정을 거치고 있고, 빨라도 두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일이 또 일어나선 안되지만, 만약 비슷한 상황이 생길 시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않는 행정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문체부의 중장기 과제는.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삶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균형을 잡는 일에 문체부가 할 일이 많다. 문체부 직원들도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느끼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역시 내가 할 일이다. 우리 삶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바꾸는 데 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일을 충실히 해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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