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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멋진 대머리로 만들어 드립니다"

[인터뷰] '대머리 디자이너' 디 크리스, "20대 후반 탈모 겪는 남성들 많이 찾아"

머니투데이 이상봉 기자 |입력 : 2018.08.12 05:16|조회 : 2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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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움큼씩 빠져 나가는 머리카락. 머리 감기가 무섭다. 실수로 머리카락을 잡아 뽑기라도 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탈모를 겪는 사람들에게 머리카락 한 올도 소중하다.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이제 그만 놓아주자는 사람이 있다. 탈모인들에게 '제2의 인생'을 살게 도와주는 '대머리 디자이너' 디크리스(43·예명)다.

지난 2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회색빛 페인트를 무심하게 칠해놓은 벽과 곳곳에 보이는 블랙 컬러의 패션 아이템들이 마치 모던한 카페에 온 느낌을 자아냈다.

작업실의 모습이 기대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너무 생각한 대로 보이면 재미없다"며 "내 손을 거쳐간 대머리 역시 그냥 대머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고 말했다.

'대머리 디자이너' 디 크리스가 고객에게 맞춤형 디자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대머리 디자이너' 디 크리스가 고객에게 맞춤형 디자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대머리 디자인'이란 머리카락이 빠진 자리에 점을 찍어 탈모의 흔적을 감출 수 있는데, 그 사람의 이목구비, 두상 등에 맞게 점을 찍는 자리를 디자인해주는 작업을 말한다.

디 크리스는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거나 염색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용실에 가면 '투 블럭 커트' 등 스타일을 내잖아요. 이것도 똑같아요. 어떤 라인을 주느냐에 따라 대머리도 멋있어질 수 있습니다. 삭발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머리빨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대머리 디자이너'라는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뭘까. 자신이 이미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전했다.

"20대 중반부터 탈모가 시작됐어요. 한창 꾸미고 싶을 나이에 엄청난 스트레스였죠. 가발, 모발이식 5번, 절개·비절개 수술, 먹는 약까지… 안 해본 게 없어요.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이 바로 디자인이었습니다.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머리 디자인이란 것을 시작하게 됐죠."

인터뷰를 진행 중인 대머리 디자이너 디크리스. /사진=이상봉 기자
인터뷰를 진행 중인 대머리 디자이너 디크리스. /사진=이상봉 기자
대머리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도 '대머리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민머리로 살기 쉽지 않아요. 사회생활 자체가 안돼요. 예를 들어 이름이 김길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대머리?', '머리 까진 애' 등으로 불립니다. 일반 사람보다 못한 또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머리가 코믹 소재, 공짜 좋아하는 사람 등의 이미지로 폄하돼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이 스스로를 위축되게 만든다"며 "탈모와 대머리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더 자신감을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삭발을 하고 나서도 힙합, 유러피안 등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삭발을 하고 나서도 힙합, 유러피안 등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그를 찾는 손님의 연령대는 20대 후반의 남성이 가장 많다. 듬성듬성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밀고, 차라리 '멋진 대머리'로 살겠다는 사람들이다.

"무조건 삭발을 권하진 않습니다. 80% 이상 탈모가 진행된 고객에게만 대머리 디자인을 권해요. 머리에 디자인을 했을 때 어떤 느낌이 나올지 메이크업 도구를 이용해 먼저 작업을 해봅니다. M자, ㅡ자, 힙합, 유러피안 스타일 등 고객에게 어울리는 몇 가지 제시합니다."

고객의 두피와 이목구비에 어울리게 구레나룻을 디자인하는 모습. /사진=이상봉 기자
고객의 두피와 이목구비에 어울리게 구레나룻을 디자인하는 모습. /사진=이상봉 기자
디자인 선택이 끝나면 메이크업했던 두피에 한 땀 한 땀 정교하게 점을 찍는다. 기계보단 자와 펜을 이용한다. 양쪽 두피 모양이 달라 기계로 하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피에 메이크업한 부분을 자를 이용해 정확하게 디자인해요. 그 디자인을 자세히 적어놓은 일종의 진단서와 같은 것을 드립니다. 제게 시술을 받아도 되지만, 병원이나 타투이스트 등을 선택해서 시술을 받아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탈모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도 불어 넣었다. 그는 "'삭발을 한 번도 안 해봐서', '주변 사람들 반응이 두려워서' 등의 이유로 삭발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 부담감만 떨쳐버리면 질적으로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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