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80.44 670.82 1133.90
보합 5.65 보합 16.47 ▲5.6
-0.27% -2.40% +0.50%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영상]"몰카 삭제에도 골든타임 있다", 디지털 장의사를 만났다

[인터뷰] 20대 디지털 장의사 이지수, "피해자 마음 이해하고, 귀 기울일 줄 알아야"

머니투데이 이상봉 기자 |입력 : 2018.08.25 05:30|조회 : 5402
폰트크기
기사공유
철 없던 시절에 썼던 악성 댓글, 본인도 모르는 새 여기저기 떠다니는 신상정보. '지우고 싶은 내 과거'와 맞닥뜨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흔적을 말끔하게 청소해주는 사람, '온라인 세탁소'라 불리는 디지털 장의사가 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사무실에서 디지털 장의사 이지수 과장(28)을 만났다. 인터뷰 시간까지 잠시 남은 일을 처리하겠다던 그는 컴퓨터 앞에서 '화장실 몰래카메라' '길거리 도촬' 등을 무한 반복 검색했다. 이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기자를 향해 "유출사진 삭제요청 의뢰가 들어와서 처리했다"며 "추후에 또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디지털 장의사' 이지수 과장이 '몰래카메라'와 관련된 의뢰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디지털 장의사' 이지수 과장이 '몰래카메라'와 관련된 의뢰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이지수 과장은 '디지털 장의사'의 개념이 3~4년 전보다 훨씬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남긴 흔적을 지우는 게 주된 업무였다면, 요즘엔 인터넷상에 원치 않는 기록이나 지우고 싶은 사진·동영상을 삭제하고 정리해주는 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장의사를 찾아오는 고객의 연령과 직군은 청소년, 자영업자, 대기업 등 다양하다. 그는 "학생들은 과거 인터넷 활동내역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학창 시절때 찍은 사진, 공인에게 썼던 악플이 대다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영업자나 기업들은 가게나 회사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왜곡된 내용의 영상이 확산돼 의뢰를 요청해왔던 사례자를 소개했다.

"'일반인들의 흔한 길거리 싸움'이란 영상 속에 자신이 나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원래는 싸움을 말리는 과정이었는데 영상 속 모습만 보고 싸우는 장면이라고 왜곡돼 인터넷에 떠돌았던 것이죠. 해당 영상에 악플도 많이 달려서 당사자가 힘들었다고 했죠."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됐을 땐 신속, 정확하게 삭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진=이상봉 기자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됐을 땐 신속, 정확하게 삭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진=이상봉 기자
디지털 장의사 업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뭘까. 이지수 과장은 '정확하고 빠르게'와 '최대한 많이 삭제'를 강조했다.

"의사가 환자를 살리는 골든타임이 있듯 디지털 장의사에게도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본인이 원치 않는 게시물이나 자료를 온라인상에서 발견했을 때에는 저희한테 10일 이내에 요청을 해야 합니다. 자극적인 내용일수록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그 전에 유출 근원지를 찾아야 하죠"

이미 확산됐을 땐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퍼진 자료를 일일이 찾는 건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에요. 디지털 장의사마다 처리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저희는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과 사이트를 활용합니다. 해당 키워드를 검색해 유명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게시물을 한 번에 수집하는 거죠. 이렇게 찾은 게시물은 그 특성에 맞는 방법을 써서 지우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지수 과장이 '디지털 장의사'라는 일을 시작한 계기는 뭘까. 친한 지인이 겪은 '사진 유출' 피해 때문이었다. 그는 "제가 원래 오지랖이 넓은 성격이라서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느날 한 지인이 사진 유출이 됐다고 저한테만 조용히 말하더라고요. 사진을 지우려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던 중에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디지털 장의사' 이지수 과장(오른쪽)이 동료와 의뢰 온 사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디지털 장의사' 이지수 과장(오른쪽)이 동료와 의뢰 온 사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쏟아지는 업무로 하루 4시간 밖에 잠을 못 잔다는 이지수 과장은 "일이 많다는 건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다는 방증이니까 마냥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음란사이트와 결탁한 디지털 장의사가 뉴스로 나오면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졌는데,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디지털 장의사를 찾아야 할 때 못 찾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수 과장은 디지털 장의사보다는 고객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점에서 '디지털 의사'라는 표현이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디지털 장의사가 게시물 삭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할텐데 사실 업무의 절반은 상담입니다. 특히 요즘엔 불법 촬영물이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한테 의뢰를 합니다. 불법 촬영물을 지우는 건 당연한 거고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마음을 이해하는 등의 일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