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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반려견도 가족…장례 책임지는 이유죠"

[인터뷰]반려동물 장묘지도사 강성일 펫포레스트 총괄실장…"'사후처리'가 아닌 '격 있는 장례' 필요"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입력 : 2018.08.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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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장례지도사 강성일 펫포레스트 총괄실장. /사진= 펫포레스트
반려동물장례지도사 강성일 펫포레스트 총괄실장. /사진= 펫포레스트
만남에는 항상 헤어짐이 따른다. 그걸 알아도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보내는 건 어렵다. 이별을 받아들이고 헤어져야 한다면 누구보다 곱게 보내고 싶다. 엄숙하게 장례를 치르고 때마다 떠올리며 추모하는 이유다. 사람 뿐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진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생애주기가 짧은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는 것은 반려인의 숙명이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마음과 달리 서투른 마무리에 미안함과 슬픔이 배가 되기도 한다.

이 모습이 안타까워 정성을 다해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돕기로 나선 사람이 있다. 지난 21일 만난 8년차 반려동물 장묘지도사 강성일 펫 포레스트 총괄실장이다.

◇'사후처리'가 아니라 '장례와 추모'= 세상을 떠난 반려견이 도착하자 염습하고 수의를 입힌다. 단독 추모실에서 가족들은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간 제약은 안 둔다. 추모를 마치면 전용화장시설에서 화장을 하고 2~3시간 뒤 가족에게 인도한다.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가족과 반려동물에 대한 정중함을 잃지 않는다. 이날 오전 어느 반려견의 장례를 치룬 강 실장의 모습이다.

장례를 마친 뒤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연 그는 인터뷰 내내 '사후처리'가 아닌 '격식 있는 장례'를 강조했다. 10여년 전부터 '애완견'이 '반려견'으로 인식이 바뀌고 반려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하며 최근 '반려동물 장례'가 알려지고 있다. 강 실장은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은 일종의 '자식'과 같다"며 "사랑으로 동고동락한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사후처리 방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장례"라고 말했다.
장례를 치르고 화장된 반려동물들의 납골된 모습. 주기적으로 반려인들이 찾아 추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유승목 기자
장례를 치르고 화장된 반려동물들의 납골된 모습. 주기적으로 반려인들이 찾아 추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유승목 기자
실제 반려동물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나날이 커져가는 반려문화의 흠으로 지적돼 왔다. 법적으로 '사유재산'에 불과한 반려동물 사체는 '폐기물' 취급을 받는다. 일반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동물병원에 맡겨 소각하기도 하는데 이마저도 '의료용 폐기물' 신세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반려인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다. 강 실장은 "자식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릴 사람은 없다. 장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장례업 조차도 그 시작은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강 실장은 "업종 시작점 자체가 '소각'을 통한 '사후처리'였고 애초에 이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반려동물이 가족이 되는 등 패러다임 자체가 변했는데 '사후처리' 목적도 '격식 있는 장례'로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별이 된 반려견도 가족"= 8년째 반려동물 마지막을 지키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가 반려동물 장례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녔다. 그저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사업가였다. 그러다 "우연히 읽은 책에 실린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라는 글귀를 보고 생각에 빠졌다"고 말했다. 아등바등하는 생활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보람있는 삶을 살고 싶어 갈증이 났다. 동물프로그램을 즐겨보며 '저 친구들이 숨을 거두면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한 그는 동물장묘업에 뛰어들었다.

부딪혀봐야 알겠다 싶어 무작정 취업한 업체에서 겪은 첫 기억은 참혹하고 무서움 뿐이었다. 생각한 바와 달리 '개'라는 폐기물을 소각하는 곳에 불과했기 때문. 버텨내기 버거웠던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반려문화가 한국보다 10년은 앞서 있다는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에서 강 실장은 가족처럼 소중하게 장례를 치르고 추모하는 사람들을 봤다. 장례 후에도 납골당에 주기적으로 찾는 일본인이 말한 "별이 된 아이도 가족이다"라는 말은 강 실장에게 가장 충격적인 말이었다.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 장례절차 중 가족들이 추모하는 공간. /사진= 펫 포레스트 제공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 장례절차 중 가족들이 추모하는 공간. /사진= 펫 포레스트 제공
일본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마냥 쉽지는 않았다. 아직도 대다수 업체 인식은 '장례'보다 '사후처리'에 가까웠다. 결국 택한 곳은 충남 예산의 한 장례업체였다. 풍족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가장 뜻이 맞았다. 2년 넘게 자택인 인천에서 예산까지 출퇴근하며 배운 강 실장은 '반려동물 장례·추모 문화 조성'을 내세우며 새로 설립된 펫 포레스트로 옮겨 소속 장묘지도사들을 책임지고 있다.

◇보내는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반려동물 장묘 지도사가 본업이지만 강 실장은 격식있는 장례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 많은 장례를 치르고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며 사후 전 단계부터 준비가 필요성을 절감했다. 강 실장은 "숨을 거둔 아이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어떻게 서로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12~15살 노령 반려동물의 보호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고민에 빠지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보호자의 감정을 전부 느끼는 것이 반려견은 아픈 와중에 더욱 힘들다. 담담해지고 더 힘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월 2~3회씩 반려인을 대상으로 강연을 열기 시작했다.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을 때 어떻게 기초수습을 하고 절차를 밟아야하는 지를 포함해 사후 전 단계를 준비하는 방법도 알리고 있다. 노견케어 방법이나 버킷리스트 채우기, 생전 털을 빗질하며 모아놓는다는 등의 현실적인 내용들로 전부 장례를 치르고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들의 경험을 갈무리한 것들이다. 매 강연 때마다 자리가 없을 정도로 반응도 좋다.

◇장례와 추모, 사회문제도 덜 수 있어= 반려동물 장례·추모 문화를 통해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한 반려문화 조성에 일조하는 것이 향후 목표다. 종(種)은 다르지만 누구보다 서로 교감하고 위로가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청각장애가 있는 반려인과 평생을 함께한 도우미견의 장례를 주도한 적이 있다"며 "울음바다가 된 장례식장에서 반려인과 반려견이 서로를 위로하고 모든 것을 의지했던 소중한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거나 준비 중인 반려인들을 위한 펫로스 강연을 하고 있는 강성일 실장의 모습. /사진제공= 펫포레스트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거나 준비 중인 반려인들을 위한 펫로스 강연을 하고 있는 강성일 실장의 모습. /사진제공= 펫포레스트
이때문에 올바른 장례·추모 문화는 반려문화가 낳는 사회 문제도 덜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증후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강 실장은 "큰 충격에 비해 보내는 방법과 시간이 부족하면 펫로스 증후군이 커질 수 있다"며 "장례 후 납골당에 모셔 자주 찾는 것도 우울감을 덜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도 많은 추모객이 납골당을 찾아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고 가기도 했다.

갈 길은 아직 멀다. 많이 알려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비반려인은 물론 반려인에게도 반려동물 장례·추모 문화가 익숙한 것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한 반려동물 54만 마리 중 화장된 동물은 5.8%(약 3만1000마리)에 불과하다. 전국의 동물장묘업체도 27곳으로 부족하다.

강 실장은 "아직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것도 아니고 사후처리 부담에 늙고 병들어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더 나은 반려문화를 위해 꾸준히 정성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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