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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불꺼지지 않는 '일 잘하는 국회' 만들 것"

[the300][머투초대석]문희상 국회의장 "상임위별 상설소위원회 설치해 법안 심사 강화"

머니투데이 대담= 박재범 부장, 정리= 정진우 이재원 기자 |입력 : 2018.09.0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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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 환한 대낮에 서로 얼굴을 붉히며 싸운다. 고성이 오가고 삿대질도 한다. 상대 논리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래도 승부를 가릴수 없으면 밤에 2차전을 한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다시 서로를 설득한다. 혹여 낮에 치른 전투에서 상대가 큰 부상을 입었으면 위로도 한다. 그러면서 ‘협상’를 마무리한다.

30년 관록의 문희상 국회의장이 회상하는 80~90년대 여야 정치인들의 ‘협치’ 모습이다. 그땐 정치가 살아 있었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설전'을 벌였다. 국회는 그야말로 이들의 전쟁터였다. 그들은 여기서 ‘희망’과 ‘정의’를 품었다.

14대 국회에 들어와 15대만 빼고 20대까지 6선 경력의 국회의원인 문 의장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 정의가 살아 있는 정치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이 되면서 그는 다시 ‘협치’를 생각한다. 지난 30년 동안 정치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협치’의 의미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후 지난 50일간 ‘협치’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야당과 협치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으로서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실제 거의 매일 여야 정치인들을 만나 대화한다. 문 의장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여야 의원들에게 협치로 국회의 계절을 열어가자"며 ”국회가 하나로 뭉쳐서 새롭고 든든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도록 여러 당의 의견을 조율하고 중재하자는 데 여야 각 정당 지도부가 흔쾌히 화답했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문 의장을 만나 그의 협치론에 대해 들어봤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사적으로 대 격변기에 있다. 남북 화해를 비롯 하늘이 우리에게 준 기적 같은 일들이 많았다. 국회는 시대정신인 촛불 혁명의 완성과 한반도 평화를 이뤄야할 역사적 책무를 갖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부여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
▶ 대결과 갈등에 빠져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민생을 외면한다면 누구든 민심의 쓰나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나는 국회의장으로서 촛불혁명을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의회주의가 만발하는 국회의 계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존경받는 국회, 신뢰받는 국회, 사랑받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나의 마지막 소명이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 이제 정기국회 시작이다. 정기국회의 쟁점은 무엇인가.
▶ 앞서 시대정신으로도 언급했던 적폐청산의 제도화다. 적폐청산의 마지막은 개혁입법이다. 제도화에 성공해 연속 작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일회성 행사가 된다. 또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면 촛불혁명은 국민적 요구 분출에 불과하다.

청산의 모든 화두가 이제 국회에 와 있다. 검찰개혁이 대표적인 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이 통과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렇게 계속 미루다 보면 적폐청산이 인적청산으로만 보이게 된다. 국민적 피로감이 커져 역효과만 생기고 갈등만 생긴다. 매듭을 지어야 한다. 대나무가 곧고 높게 자라는 이유는 중간 중간 매듭이 있기 때문이다.

- 6선 의원을 거치며 국회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2018년 현재 국회는 어떤가.
▶ 국민들이 국회를 보면 "싸움 좀 그만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회는 싸움하는 곳이다. 싸움을 안 하면 오히려 국회가 아니다. 국회는 이념·지역·세대 등 각기 다른 목소리를 다 수용하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

국회는 의견이 다른 이익, 계층, 지역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전부 모인 곳이다. 일사불란한 것이 오히려 잘못된 일이다. 다만 몸싸움하고 막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논리 대 논리로 싸워야 한다. 서로를 타도의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로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이 뭘 원하는지에 대해 대화하고 깊이 토론해야 한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일 잘하는 실력 국회' 구현을 위해 국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해야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 개헌도 꾸준히 제기되는 이슈다.
▶ 개헌 역시 마찬가지다. 국회의 몫이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다 하지 않았나. 공약했고 촉구했고 대통령안까지 마련했다. 국회로 보냈는데 표결조차 하지 못 하고 끝났다. 대통령은 오히려 당당하다. 문제는 여야의 합의다. 원내대표 회동에서 "1년 안에 개헌 성과를 내고 싶다"고 했더니 원내대표들이 "마음만 먹으면 연내에도 가능하다"고 답하더라.

- 개헌의 핵심은 무엇인가.
▶ 선거구제 개편이다. 선거때 득표수에 비례해 의원 수를 정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칙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의원 정수를 현재보다 10% 정도, 즉 30명 늘려야 한다. 그런데 의원을 늘린다고 하면 국민들의 반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300명이 쓰는 예산을 330명이 쓰도록 하면 된다. 현재 국회의원 월급을 줄여 그 재원으로 의원수를 늘리면 국민들도 선거구제 개편에 동의할 것이다. 이 선거구제 개편이 헌정사 70년의 최대 개혁 과제다. 여야가 협치를 통해 선거가 없는 내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 오랜 기간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국회의 변화도 체감할 것이다.
▶ 다당제가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지난 국회를 비롯 최근 국회가 대부분 양당제 하에서 운영돼 왔다. 이번 20대 국회는 다당제로 시작해 유지되고 있다. 각 교섭단체가 의미 있는 숫자를 보유한 4당 체제로 가고 있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당이 과반수가 안 되는 것은 '협치를 하라'는 국민의 뜻이 담겼다고 보면 된다. 그것이 20대 국회가 갖는 숙명이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 물론 각 당의 이견으로 갈등이 빈번하고 문제 사안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다당제이다보니 어떤 한 교섭단체가 반대를 하더라도 국회는 운영된다. 점차 다수당의 횡포가 사라지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국회의장으로서 첫 번째도 협치 두 번째도 협치 세 번째도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국회가 하나로 뭉쳐서 새롭고 든든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도록 여러 당의 의견을 조율하고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특수활동비 폐지라는 결단을 내렸다.
▶ 국회의장에 취임하자마자 취임 일성으로 "대명천지에 쌈짓돈이 어디 있고 주머닛돈이 어디 있느냐 이것은 없어져야 맞다"고 주장했다. 완벽하게 투명한 원칙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활비라는 예산의 성격상 내역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알고 보면 쓸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이를 바꿔나가는 것이 순리다. 그래서 부임한 이래 특활비를 단 1원도 쓰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 단 1원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8월16일 특활비 용도에 부합하는 것만 제외한 나머지 전액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 규제개혁·민생경제는 입법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여야의 협치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 지난 7월 취임할때 "협치로 국회의 계절을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여야 각 정당 지도부에서 흔쾌히 화답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장 당선 축하 전화에서 협치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했고 얼마 전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청와대 회동까지 가졌다. 협치에는 3원칙이 있다. 첫째는 대의명분이다. 국민적 요구가 있어야 한다. 둘째, 절차적 투명성이다. 밀실에서 하면 야합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셋째는 타이밍이다. ‘줄탁동기(啐啄同機,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란 말이 있듯이 타이밍이 맞아야 협치가 완성된다.

-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각 상임위의 원활한 가동이 필수이다.
▶ 그동안 국회가 법안을 발의하는 데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법안을 심사하는 덴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의장 취임 이전부터 '일 잘하는 실력 국회'를 위한 소위 활성화와 매일 열리는 상시국회를 구상했다. 미국 상원 동아시아태평양(동아태) 소위원회만 봐도 그렇다. 소위가 상시화 돼 있고, 전문가 의원이 청문회를 여는 등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취임 직후 원내대표들과 소위원회 활성화와 정례화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덕분에 현재 부처 또는 소관 분야별로 전문적 심사를 할 수 있는 상설 소위원회를 구성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운영위원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이력

△1945년 경기 의정부 △경복고·서울대 법학과 △새정치국민회의 상임위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국정자문회의 의장 △18대 전반기 국회 국회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14·16·17·18·19·20대 국회의원(경기 의정부 갑) △20대 후반기 국회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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