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68.05 671.56 1134.30
▼3.18 ▲0.71 ▲1
-0.15% +0.11% +0.09%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전통酒에 취해…직접 빚고 명맥이어요"

[피플]전통술 제조 '예술' 대표 정회철 대표...변호사·일타강사·교수서 우리술 지킴이로 변신

머니투데이 홍천(강원)=지영호 기자 |입력 : 2018.09.03 04:21
폰트크기
기사공유
정회철 예술 대표./사진=지영호 기자
정회철 예술 대표./사진=지영호 기자
‘불취무귀’(不醉無歸), 왕복 1차선의 아슬아슬한 좁은 길을 차로 10여분 달리자 이같은 글귀가 새겨진 바위가 나타났다. ‘취하지 않고는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조의 건배사로도 잘 알려진 말이다. 강원 홍천군 내촌면에 위치한 ‘전통주조 예술’의 체험장은 술 빚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다 취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주조과정을 배우는 우리 술 문화체험관부터 워크숍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까지 구비했다. 1인당 1만원이면 시음과 견학을 곁들인 1시간짜리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이곳의 주인장인 정회철 예술 대표의 이력은 이채롭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8년 사법고시에 합격했지만 위장취업으로 파업을 주도한 경력 탓에 원하던 판사 대신 변호사로 활동했다. 뒤늦게 사법연수원 시절 쓴 헌법학 책이 인기를 끌면서 신림동에서 이른바 ‘1타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교수까지 했다.

걱정없이 살던 그에게 불현듯 찾아온 것은 원인불명의 병이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도 하고 몸에 힘이 하나도 없기도 했지만 어떤 병원에서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국을 유랑했다. 휴식을 빙자한 전국 양조장 기행이 시작된 배경이다. 그는 “원래 술을 좋아해서 전국을 다니며 유명 술을 맛보고 다녔다”면서 “하지만 제대로 전통술의 명맥을 잇는 곳이 없다는 아쉬움이 생겼고 그래서 이렇게 전통술 제조에 나서게 됐다”며 웃어 보였다.

정회철 예술 대표./사진=지영호 기자
정회철 예술 대표./사진=지영호 기자
상호 ‘예술’이 ‘예부터 내려오는 우리 술’이라는 의미도 있는 만큼 주조 방식은 전통을 고집한다.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전통 누룩에 모두 수작업으로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고 5개월 발효·숙성하는 식이다.

예술에서 판매하는 술의 이름은 제조과정만큼이나 운치있다. 조선시대 ‘적선소주’를 원류로 하는 증류식 소주 ‘무작53’(이름을 규정할 수 없는 53도의 소주라는 뜻), 맑은 술 약주 ‘동몽’(同夢), 단호박 맛이 나는 탁주 ‘만강에 비친 달’, 담백한 맛이 나는 ‘홍천강 탁주’ 등 이름 하나하나에 사연이 담겨있다. ‘이화주’로도 불리는 ‘배꽃필무렵’은 요거트처럼 떠먹는 특색까지 얹었다.

맛도 일품이다. 달콤하고 쌉싸름하고 은은하고 톡 쏘는 맛이 이름만큼이나 다채롭다. 홍천 토박이이자 전통술 애호가인 양희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은 “홍천강 맑은 물이 주재료가 아니라면 이런 맛이 나오기 힘들다”며 “이곳을 들르면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까지 더해져 항상 얼큰하게 돌아가곤 한다”고 예찬론을 폈다.

예술의 제품은 유통구조상 소량 주문판매에 의존하다 보니 부부경영 방식으로 운영한다. 정 대표는 “직접 빚은 술을 담고 라벨을 붙이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것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한다”며 “아직까지 나에게 장인이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지만 우리 술의 명맥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영호
지영호 tellme@mt.co.kr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