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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공무원이 된 IBM '상무님'

[인터뷰]정부헤드헌팅 '여성3호' 윤지숙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과장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입력 : 2018.09.28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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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숙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과장 /사진제공=통계청
윤지숙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과장 /사진제공=통계청
윤지숙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과장(52)은 지난해 ‘빅데이터’라는 개인회사를 운영하다 예상치 못한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인사혁신처의 채용 담당 과장이었다. 인사혁신처는 윤 과장에게 경력개방형직위 공무원을 제안했다.

그리고 한 번의 만남이 있었고, 삶의 궤적은 생각보다 쉽게 바뀌었다. 민간분야에서 20여년간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종사하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공무원의 길이었다.

윤 과장은 지난해 7월 정부헤드헌팅 여성 3호로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과장에 발탁했다. 정부헤드헌팅은 민간 전문가를 발굴하는 제도다.

윤 과장은 “지금까지 기업의 이익 창출에만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이 있었다”며 “공공을 위해 분석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응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20대 이후 윤 과장의 이력에서 ‘통계’와 ‘데이터’가 빠진 적은 없었다. 윤 과장은 서울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계산통계학 석사를 마쳤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SAS코리아에서 통계를 활용하는 업무를 맡았다.

세계적인 기업인 IBM과 인연을 맺은 건 2002년이다. 2004년에는 씨티은행에서 합병 은행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2011년 IBM에 다시 합류했고, 금융권 빅데이터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유리 천장’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윤 과장은 IBM 상무까지 올라갔다. 20여년간 꾸준히 ‘데이터 분석’이라는 한 길을 걸었고, 인정도 받았다. 윤 과장은 “데이터 변화의 최첨단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윤 과장이 통계청에서 담당하는 마이크로데이터 역시 통계청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다. 마이크로데이터는 분석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 일종의 ‘원자료’다. 주로 대학교수와 연구기관의 박사들이 많이 찾는다.

2014년 9483건에 불과했던 마이크로데이터 제공 건수는 지난해 4만2188건까지 늘어났다. 올해도 8월까지 3만2581건이 제공됐다. 전년대비 17% 늘어난 규모다.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최근 마이크로데이터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민간 분야에서의 ‘감’을 살려 새로운 접근법도 선보이고 있다. 윤 과장이 임용되기 전 통계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마이크로데이터는 목록이 공개돼 있지 않았다. 식당에 메뉴판이 없는 것과 같았다. 윤 과장은 이를 고쳐 제공항목을 신청자가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통계청이 마이크로데이터를 줄 때 일부 자료는 인가를 하게 돼 있는데, 전문가들에게 가점을 줘서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5년 동안 맥이 끊겼던 마이크로데이터 이용센터 증축도 올해 서울대와 국회 등 2곳에서 이뤄졌다.

윤 과장은 “내년에는 업무의 효율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누구나 쉽게 마이크로데이터에 입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정현수 gustn99@mt.co.kr

베수비오 산기슭에 도시를 건설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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