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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뚫겠다? 공주 대접부터 버려라"

[피플]오애리 LX 제주지역본부장… "여성의 생존무기는 오직 실력뿐"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입력 : 2018.10.10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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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애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제주지역본부장. /사진제공=LX
오애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제주지역본부장. /사진제공=LX

"회사에 20% 여성 채용목표제와 10% 여성 승진목표제가 있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서 실력으로 이 자리에 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여자후배들에게 현장에 나가서는 '공주대접'을 버리라고 누누이 강조합니다."

오애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제주지역본부장(56)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실력', '노력', '현장'이란 세 단어를 수차례 반복했다. 양성평등 직장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제도 개선 못지않게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꼰대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남성이 대부분인 LX에서 살아남기 위해 믿을 건 오직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뿐이었다. 오 본부장은 1985년 대한지적공사(현 LX)에 입사한 이후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4년제 대학 지적학과를 졸업하고 국토정보직으로 입사한 첫 여성이었고 여성이 현장 지적측량업무를 맡게 된 것도 처음이었다. 첫 여성팀장과 첫 여성 지사장(김포) 등을 거쳐서 지난달 첫 여성 지역본부장으로 제주에 발령받았다.

사내에서 처음이란 역사를 쓰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건 현장의 텃세였다. 입사 후 11년간 본사에만 근무하다 1996년 경기지역본부에 발령받아 처음으로 현장근무를 했다. 지적측량은 LX의 핵심업무다. 토지를 거래하거나 필지 합병·분할 시 정확한 지적경계를 측량하는 일이다. 현장이 중요하다. 현장경험이 없는 30대 중반 '여자'가 팀장 직함을 달고 내려오니 현장 근무자들이 탐탁하게 여길 리 없었다.

당시만 해도 LX에는 지적학을 전공한 여성이 오 본부장 외에 전무했고 여직원들은 대부분 측량이 아닌 행정과 서무를 담당했다. 오 본부장 본인도 낯선 현장 용어와 업무 부적응으로 괴로웠다. 거의 1년간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 그는 "살면서 그때 가장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회상했다.

오기가 생겼다. 퇴근 이후 밤늦게까지 현장용어와 업무들을 계속 공부했고 주말에도 거의 쉬지 않고 출근했다. 팀장이었지만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 남성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고 그 문화에 녹아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측량 현장은 다 농촌인데 여자라고 '이런 건 힘들어서 못해요', '이런 건 못 먹어요' 이러면 일을 할 수가 없죠. 나 자신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팀원들로부터 인정받게 됐습니다."

2016년에는 현장근무의 최고 명예로 치는 '업무실적우수상'을 수상했다. LX에서 1년간 가장 많은 현장 실적을 올린 직원에게 주는 상이다. 실력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업무 특성상 LX에는 여전히 남성직원이 86%에 달한다. 양성평등 채용목표제 등을 운영하면서 남녀 직원 비율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오 본부장은 "더 많은 여성 직원이 도전해 업무의 벽, 사회의 벽을 넘길 바란다"며 "선배들의 장점을 보며 많이 배웠듯이 앞으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김사무엘 samuel@mt.co.kr

안녕하십니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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