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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자위는 달라”…여성 대상화 없앤 자위기구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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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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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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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본 성인용 장난감 회사 '텐가' 마츠모토 코이치 회장…"자위를 행복한 양지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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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인용 장난감 회사 '텐가'(Tenga)의 마츠모토 코이치 회장. /사진제공=텐가
‘성인용품’이 아니라 ‘섹슈얼 헬스캐어’라고 했다. 수치심을 가리기 위한 그럴듯한 명명처럼 들렸지만 제품의 형상, 판매 추이, 인식 제고 등을 그의 입을 통해 들으니 설득력이 작지 않았다.

소위 ‘자위 기구’ 시장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일본의 성인용 장난감 회사 ‘텐가’(Tenga)의 마츠모토 코이치(51) 회장은 21일 텐가 한국 진출 2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성욕을 가진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건강한 것”이라며 “다른 성인용품과 달리, 이 제품은 여성을 대상화하지 않고 성 문화를 스스로 행복하게 가꾸고 건강하게 이루는 걸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텐가의 시작은 15년 전 코이치 회장(당시 정비사)이 다니던 정비업체가 경영 악화로 무너지면서부터. 6개월간 월급을 못 받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차, 우연히 들른 성인용품 가게에서 ‘음지 1%’ 시장을 ‘99% 양지’ 시장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고 남은 재산 1억 원을 털어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갈수록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남은 욕구가 식욕과 성욕뿐이었다”며 “그럴수록 인간의 기본 욕구를 채울 물건을 만들어 사람들의 행복을 채워주고 싶었다”고 했다.

마츠모토 코이치 회장.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마츠모토 코이치 회장. /사진=김고금평 기자
당시 일본의 성인용품 시장에선 한 달에 2500개 팔면 성공이라고 했다. 2005년 스탠더드 시리즈 5종이 처음 출시됐을 때, 텐가는 100만 개를 팔아치웠다. 2018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초에 한 개꼴로 판매된다. 텐가의 접근 방식이 몰래 즐기는 음산한 수치심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자위 문화’의 능동적 끌림으로 향했던 게 주효했다.

“대부분의 성인용품은 여성 대체품으로 만들어져요. 그러면 여성 자체를 성의 도구화하니, 우리 콘셉트와 맞지 않았어요. 그런 면에서 텐가는 섹스용품이 아니라 자위 자체에 몰입하는 제품이에요. 최근 출시한 ‘이로하’라는 여성 제품도 AV 계에서 흔히 드러나는 남성 입장에서 본 제품이 아닌, 여성이 명품처럼 스스로 사용하고 싶은 물건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그래서 이 제품도 여성이 직접 개발했어요.”

일본에선 텐가 사용률이 1%에서 33%로 껑충 뛰었다. 13년간 잡지, TV, 라디오 등 일상 매체에 자주 언급되고 판매 장소 역시 약국이나 편의점 등 채널이 다양해진 덕분이다. 최근엔 오사카 백화점에도 입점됐다. 일본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25.9%, 한국은 18.3%가 각각 텐가 제품을 사용했다. 자위 행위한 경험을 조사했더니 한일 모두 96%로 동일했다.

텐가 이용으로 섹스리스가 더 많아진다는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코이치 회장의 설명. 평소 자위를 많이 하는 사람은 섹스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일본 성인용 장난감 회사 '텐가'(Tenga)의 마츠모토 코이치 회장. /사진제공=텐가
일본 성인용 장난감 회사 '텐가'(Tenga)의 마츠모토 코이치 회장. /사진제공=텐가

“제 주변 사람 10명 중 10명이 자위를 해요. 성욕은 특수하고 외설적인 영역에 묶여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우리 기업의 이념과 비전은 늘 한결같아요. 세계 모든 사람의 성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거예요. 출시 13년간 이 이념은 변함이 없어요. 이는 건강한 남녀는 물론, 성소수자, 장애를 가진 사람 모두 성을 지킬 권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코이치 회장에게 인터뷰 도중, ‘본인은 사용하는가’라고 묻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꽤 오랫동안 부끄러워했다. 그는 “연구의 일환으로 사용한다”며 “10년 전에는 매일 사용했는데, 지금은…”고 말을 아꼈다.

“정확한 분석은 아니지만, 일본에선 텐가 출시 이후 자위나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쉽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어요. 오픈 장소에서 즐겁게 이야기했다는 후일담도 들리거든요. 한국은 좀 더 엄격한 걸로 아는데, 앞으로 더 많은 얘기를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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