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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결제시스템 '동대문'에 접목한 청년CEO

[피플]염승헌 거북선컴퍼니 대표 "동대문 재래식 주문 거래 싹 바꿀 것"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입력 : 2018.12.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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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헌 거북선컴퍼니 대표
염승헌 거북선컴퍼니 대표
지난해 4월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편도였다. ‘하버드생’이라는 타이틀과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에 보장됐던 취업 기회를 모두 버리는 결정이었다. 부모님과 지인들의 만류를 떨쳐버리고 강행했다. 줄곧 어긋남 없이 우등생으로 살아온 20대 청년은 처음으로 정해진 궤도를 벗어났다.

염승헌 거북선컴퍼니 대표(26·사진)는 우등생으로 살아왔다. 열두살 때 부모님과 떠난 캐나다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보스턴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2015년 대학졸업 후 선택한 첫 직장은 일반회사가 아닌 하버드대였다. 하버드대는 대학이면서 캠퍼스 내 엔지니어만 1000명 이상 근무하는 IT 대기업이기도 했다. 하버드 교내의 각종 결제시스템과 외부업체 관리를 맡았다. 일하면서 석사과정도 밟았다. 하버드대학원 과정에 들어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일자리 제안들이 있었지만 선뜻 내키지 않았다. 꽉 짜인 틀에서 벗어나고픈 갈증을 느낀 것도 이 무렵이었다. 한국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들른 동대문시장의 활기를 보면서 ‘저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대학 시절 인연을 맺은 스타트업계 선배인 김태은 부사장과 거북선컴퍼니를 공동창업했다. 염 대표의 첫 도전이었다.

거북선컴퍼니의 핵심 사업모델은 동대문시장의 도·소매 거래 플랫폼인 ‘터틀체인’이다. 기존 의류시장에 하버드 시절 익힌 주문·결제플랫폼을 접목했다. 염 대표는 “동대문은 연간 도·소매 거래규모만 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의류시장”이라며 “하루에도 수백억 원어치 옷들이 전국 곳곳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으로 팔려나가지만 거래방식은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대문 도·소매 거래는 전표에 수기로 작성하거나 그마저도 없는 외상 방식이 많다. 중국 ‘큰손’들이 현금을 꽉 채운 캐리어를 들고 도매상가를 활보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염 대표는 동대문 도·소매상인간 ‘주문·결제·금융서비스’를 단계별로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는 필요한 상품을 1단계 주문하는 플랫폼만 운영 중이다. 내년 1분기에 2단계인 결제서비스를, 그 이후 금융기관과 제휴를 통해 단기대출 등 3단계 금융서비스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염 대표는 “지난 6월 시작한 베타서비스 기간에 도·소매업체는 600군데, 월평균 주문거래액은 20억원을 넘어섰다”며 “내년 중에는 서비스 이용업체가 대형 온라인몰 등을 포함해 1만여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0대 청년창업자에게 동대문은 첫 단추다. 동대문시장에서 터틀체인이 제대로 구축되면 농축수산물 등 재래식 거래방식을 유지하는 다른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염 대표는 “시장규모와 확장성이 큰 동대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면 국내외 다른 분야에도 충분히 접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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