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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이들과 히말라야에 오른 발가락 없는 산악인

머니투데이
  • 최동수 기자
  • 2019.01.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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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박태원 대한스포츠융합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애를 얻고 세상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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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박태원씨(53·대한스포츠융합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지난해 4월 발달장애 아동 9명을 데리고 히말라야 랑탕 간잘라피크(해발 5742m) 등반에 성공했다. /사진=박태원씨 제공
1992년 7월 키르기스스탄과 중국 국경에 있는 해발 7439m 포베다산 정상. 당시 스물아홉 나이의 산악인 박태원씨(53·대한스포츠융합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한국 산악인 최초로 정상에 섰다. 고 박영석 대장을 비롯한 유명 산악인도 발을 돌린 험난한 산을 정복하며 새로운 산악 유망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기쁨도 잠시. 자연은 쉽게 하산을 허락하지 않았다. 동행한 후배는 하산 도중 쓰러져 버렸다. 후배를 포기할 수 없던 박씨는 영하 32도 칼바람과 눈보라에서 3일을 버텼다. 결국 후배의 생명을 살리는 대가로 자신의 발가락 10개를 모두 잃었다.

박 이사는 "암벽을 오르고 험한 산을 정복하는 게 전부였던 시기였다"며 "발가락 10개를 잃고 앞으로 제대로 등산할 수 없다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박 이사는 1년 이상 휠체어 생활을 했다. 후배는 산을 포기한다고 알려왔다. 산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는 산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재활을 끝내고 2년 만에 다시 산 앞에 섰다.

그의 목표는 해발 6194m짜리 북미알래스카 매킨리산 남벽. 매킨리산에서도 가장 어려운 길이었다. 특히 이 산은 길을 알려주거나 짐을 들어주는 셀파나 포터를 구할 수 없어 순수하게 등반인 혼자 힘으로 올라야 했다.

박 이사는 "당시 발가락이 없다 보니 난이도 있는 등산을 하는 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산에서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산을 올랐다"고 말했다.

15kg 배낭을 메고 50kg 되는 짐을 끌고 가다 보니 체력은 금방 고갈됐다. 동료 한명은 낙석에 머리가 찢어지고 한명은 폐부종이 왔다. 대장인 그는 우여곡절 끝에 대원 4명과 함께 정상에 올랐다. 박 이사는 이 도전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 발가락이 없는 지체장애 5급 판정을 받았지만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높은 산을 오르고 도전하는 데 집중했던 박 이사의 인생은 2007년 발달장애 1·2급 아이들을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던 그는 아이들과 한달에 한번씩 수원 광교산에 올랐다. 등산 실력이 점점 좋아지면서 설악산, 한라산으로 난이도를 높였다.

그는 "나도 장애를 극복하고 등산을 했듯이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일반인보다 조금 늦지만 기다려주면 모두 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고 말했다.

2017년 한라산에 오른 박 이사와 아이들은 눈을 해외로 돌려 히말라야를 준비했다.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4월 아이 9명과 함께 해발 5742m인 히말라야 랑탕 간잘라피크 등반에 성공했다.

그는 "10년 전 수원 광교산에서 만났던 아이들 2명도 히말라야 산행을 같이 했다"며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과 지구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겉으로 보면 부족해 보지만 수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꾸준히 연습하고 도전하다 보면 에베레스트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그는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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