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핵심 경쟁력은 '디지털'…고객 얻으려면 '디테일' 잡아야"

삼성카드는 지난해 6월 ‘디지털 ARS’를 도입했다. 일부 서비스만 제공하는 타 금융사의 ‘보이는 ARS’와 달리 ‘디지털 ARS’는 연결할 때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그대로 구동시켜 앱 내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앱 내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보니 ARS를 통한 편의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콜센터 업무의 효율성도 증대됐다. 전화 상담으로 단순 업무를 문의하는 일이 사라지면서 삼성카드 콜센터의 월별 콜수는 이전보다 약 20만건 가량 축소됐다.


이같은 삼성카드의 디지털 서비스를 이끌 고 있는 이는 이인재 부사장이다. 지난해 삼성 금융계열사 최초 ‘여성 부사장’에 이어 올해엔 최초 ‘여성 등기이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 이 부사장은 ‘여성 최초’보다 ‘디지털 최초’로 더 명성이 높다. 삼성카드가 그간 업계 최초로 내놓은 24시간 365일 심사발급 체제, 태블릿 PC 회원 모집, 다이렉트오토, 디지털 원스톱 카드 발급 서비스 모두 이 부사장의 손을 거쳐 나온 작품들이다.

이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삼성카드의 디지털 분야를 총괄하게 된 것은 2015년 신설된 디지털본부의 본부장을 맡으면서다. 2003년 입사 이후 IT부터 경영혁신까지 디지털 연관 업무를 지속적으로 담당해온 역량을 인정 받으면서다. 이 부사장은 "경영혁신의 중점업무 역시 디지털과 맞닿아 있어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같다"며 "다만 이전과 달리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본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 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디지털본부에서 이 부사장이 주목한 것은 ‘디테일’이다. 고객이 직접 사용하고 경험하는 최전방에 위치한 서비스 영역인 만큼 디테일한 설계가 서비스 편의성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고객의 선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더 이상 개별 카드상품이나 혜택, 수수료 등으로는 차별성을 주기 힘든 환경이 됐다”며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 촘촘히 서비스를 설계하고 접근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지난해 내놓은 디지털 ARS다.


최근 내놓은 ‘챗봇’ 서비스도 이 부사장이 지속적으로 디테일을 고민하는 분야다. 챗봇 서비스는 모든 삼성카드 홈페이지 및 앱에서 사용 가능하며 챗봇 채팅방 내에서 대부분의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다. 예컨대 통신비 내역에 대해 바로 즉시 결제를 하거나 분할납부 등 납부 방식을 정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고객 뿐만 아니라 콜센터 상담원, 카드 모집인 전용 챗봇 시스템까지 마련했다. 이를 통해 상담원과 모집인의 질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향후 챗봇 서비스에 음성 변환 기능을 추가하는 업그레이드 작업도 진행중이다. 상담원 연결시 고객이 질문한 내용을 바로 텍스트화해 챗봇이 답하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마케팅 비용 확대를 통한 외형경쟁은 일회성 효과가 발생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성장전략이 될 수 없다”며 “혁신을 통한 디지털 서비스 측면에서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카드사의 미래를 좌우할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번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즐겁게 해왔을 뿐인데, 다행히 그 결과들이 좋아 현재 위치에 올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삼성카드가 디테일로 끊임없이 혁신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국내 여성인력 비중이 점차 커지고 인재풀도 넓어지는 만큼 새로운 영역에서의 역할 확대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