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에는 어떤 水?…'물' 추천해주는 남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피플면 인터뷰

“‘물 메뉴판’에서 물을 골라 마시는 시대가 곧 올 겁니다. 물 맛이 얼마나 다양한지 아세요?”


김하늘 바이칼네이처 부사장(29)은 “전세계적으로 생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판매되는 생수만 대략 200여개”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사장은 자타공인 국가대표급 워터소믈리에다. 워터소믈리에는 말 그대로 물맛을 감별에 요리에 어울리는 물을 추천하는 전문가다. ‘와인’ 등 주류라면 몰라도 워터소믈리에라는 직업은 아직 낯설다. 2000년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전문 자격 제도가 생겨 현재까지 500여명이 자격증을 획득했다.

그 중에서도 김 부사장은 자타공인 국가대표급이다. 2014년 워터소믈리에협회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에서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2016년엔 써모스 코리아 CF 모델로도 활약했고, 2017년엔 세계 유명 생수 전문 평가지 파인 워터스(Fine waters)에서 뽑은 세계 7대 워터소믈리에로도 선정됐다.

김씨는 워터소믈리에를 ‘전문성을 가진 물 판매원’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물도 음식과 분위기, 개인에게 맞는 맛이 따로 있다”며 “이젠 호텔이나 식당에서도 물 메뉴판이 따로 생기고 물을 골라 마시는 시대”라고 했다.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피플면 인터뷰

김씨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유명해진 최현석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메뉴에 맞는 물을 컨설팅해주기도 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물 매출만 월 500~900만원 올린다고 한다. 워터소믈리에가 말하는 좋은 물은 어떤 물일까. 김씨는 “좋은 물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 없다”면서도 “사람마다 적합한 물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좋은 물이라고 평가받는 에비앙은 국내 생수보다 미네랄 함유량이 4~5배 정도 높다”고 했다.

음식도 어울리는 물맛이 따로 있다. 그의 추천에 따르면, 채소와 곡류에는 미네랄 함유량이 적은 물이, 육류에는 미네랄 함유량이 높은 물이 어울린다. 해산물에는 해양 심층수가 낫다는 귀띔이다. 사실 ‘물맛’은 원산지에 따라 갈린다. 태백 산맥과 알프스, 히말라야 등 어떤 지질이냐에 따라 맛도 성분도 다르다. 그는 “프랑스에서 생수를 사 컵라면을 끓였는데 치약 맛이 나더라”며 “불소 함량이 높은 생수는 끓였을 때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캐나다 대형마트를 방문했을 때 한쪽 벽을 모두 차지하고 있던 ‘물 냉장고들’을 보며 국내 생수 시장도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생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워터소믈리에는 미래 유망직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김하늘이 추천한 물을 믿고 마시게 한다’는 게 그의 인생목표다. 그는 마지막으로 “평균적으로 하루 2L(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공기를 한꺼번에 몰아 쉬는 게 아닌 것처럼 물도 몰아서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하루 종일 나눠서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