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사고영상 보니…대형선박 방향틀다 한국인 유람선 덮쳐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유희석 기자
이상봉 기자

사고발생전 하블라니호(앞쪽 작은 배)와 뒤따르던 대형 유람선. 사진=이도킵 CCTV 영상캡처

사고직전, 대형유람선이 교각을 피해 앞서가던 하블라니호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사진=이도킵 영상캡처

충돌당시 장면, 대형 유람선이 교각밑에서 앞서가던 히블라니호를 덮치는 순간이다/사진=이도킵 영상캡처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된 헝가리 유람선 사고순간으로 보이는 영상이 헝가리 현지 기상서비스 이도킵이 운영하는 기상관측용 CCTV에 포착됐다.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해 이중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됐다. 헝가리 국영방송 MTI에 따르면 유람선 '하블라니'(헝가리어로 '인어'라는 뜻)는 헝가리 의회 인근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해 전복됐다.

영상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하블라니호는 다뉴브강 의회건물 인근을 지나다 밤 9시 10분께 마가렛다리 아래에서 뒤따르던 또다른 대형 크루즈선에 충돌된 뒤 전복됐다.

당시 다리밑 물살이 거센가운데 일렬로 이동하던 배들이 교량아래서 순간 왼쪽으로 밀렸고, 쫒아오던 대형 선박이 교각을 피하기위해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면서 앞에 가던 하블라니호를 덮치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지점인 다뉴브강에는 10여척의 배가 수시로 교행했는데, 사고 뒤 현장은 배들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이됐다.

현지는 최근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강풍과 폭우로 물살이 거센 상태로 전해졌다. MTI에 따르면 탑승객 중 한 명은 사고 지점에서 약 3.2㎞ 떨어진 곳에서 구조됐다.

부다페스트 한국인 유람선 전복 사고지점 /사진=오픈스트리트맵

헝가리 경찰당국은 "오후 9시15분께 유람선이 침몰됐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유람선을 운영하는 관광사 '파노라마 덱' 측은 선박은 오후 10시께 완전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파노라마 덱 홈페이지에 따르면 하블라니는 두 개의 갑판이 있어 최대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관광유람용으로는 45명까지 태울 수 있다. 파노라마 덱은 2003년부터 하블라니를 이용한 야경 관광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고 여행객들이 이용한 참좋은 여행사 관계자는 "단체고객 30명과 인솔자 1명 유람선 탑승했다"면서 "수위 높았지만 모든 유람선이 정상 운행했는데 대형 크루즈선과 부딪혀 침몰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 고객이 여행자보험 가입되어 있으며 현재 구조자 명단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우리 국민 33명 중 현재 7명이 구조됐고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며, 사망자는 7명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헝가리대사관은 사고 인지 즉시 현장대책반을 구성해 영사를 현장에 급파, 헝가리 관계당국과 협조해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병원에 후송된 구조자에 대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