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하철 시청역 연기 발생에도 30여분 정상운행 '논란'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 기자

대전 지하철 시청역 변전실 내 수냉각장치의 코일이 불에 타 녹아 있다(우측)/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왼쪽), 뉴스1

대전지하철 시청역 변전실에서 기계고장으로 인해 연기와 가스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후에도 열차가 30여 분간 정상 운행돼 논란을 빚고 있다.

대전도시철도공사와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분쯤 대전 지하철 시청역 변전실 내 수냉각장치의 코일이 과열돼 타면서 연기가 발생했다.

연기가 발생하자 화재 경보장치가 작동하면서 소화설비가 가동돼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소방관들이 8시6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연소가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화재 진압을 위해 변전소 안으로 들어간 이모 소방장이 자체 소화시설에서 분출된 이산화탄소(CO₂)가스를 흡입하고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이 이 소방장은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전도시철도공사의 화재 대응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 측은 이날 8시8분쯤 화재경보가 작동한 후 소화시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로 인해 승객들이 호흡 곤란을 느낄 것을 우려해 8시32분부터 지하철 3편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하지만 8시32분 이전까지는 8개 열차를 정상운행해 승객들을 시청역에서 승하차시켰다. 당시 역사 내에는 연기와 매케한 냄새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고가 자칫 화재로 이어졌을 경우 인명 피해도 발생할 수 있던 상황에서 너무 안일한 대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대응 매뉴얼에 따라 119 신고, 관제실 보고, 현장 확인 등 모든 절차를 밟아 대처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확인 직후 지하철 운행을 잠시 중단했었고, 화제가 진압되서 운행을 재개했다"며 "이후 소화시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로 인한 승객들의 호흡곤란을 우려해 다시 운행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