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팀원 vs 나이 어린 팀장..사내 최강팀 비결은?

원은경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 '에잇세컨즈' 팀장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와야 팀원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합니다. 잘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에는 '숨은 지휘자'가 있다. 원은경 에잇세컨즈 팀장이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구 제일모직)가 출시한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기획부터 제조· 유통을 모두 총괄하는 SPA 특성 상 강한 성격의 리더를 기대했지만 그의 면모는 예상과 달랐다.


원 팀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의 최연소 여성 팀장. 2009년 과장 직급으로 '구호' 브랜드 팀장을 맡았고, 2011년 빈폴레이디스 팀장을 거쳐 지난해 말 에잇세컨즈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맡은 브랜드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를 이끄는 대표 브랜드가 됐다.

이 비결은 그가 유난히 팀원들의 말을 경청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원 팀장은 "구호 팀장으로 부임했을 때 팀원 대부분이 저보다 나이가 많았습니다. 대리 시절부터 저를 봤던 분들이 저를 팀장으로 인정해 줘야 일이 진행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리에서 보고 받기보다 직접 팀원들에게 다가가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랬더니 팀워크가 다져지고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도 그의 '경청 리더십'에 주목해 에잇세컨즈 실무 책임자 자리를 맡겼다는 후문이다. 원 팀장은 "기획과 디자인, 제작, 판매 과정 전부를 조율해야 하는 에잇세컨즈는 기존 브랜드보다 조직 규모가 4배 더 크고, 회사 중점 브랜드여서 최고의 인력들이 모여 있다"며 "개성이 뚜렷하고 실력 있는 인력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어느 브랜드보다 중요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경청 리더십의 결과물은 올해 7월 대거 쏟아진다. 팀장 부임 당시부터 진행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확립 작업이 올해 F/W(가을/겨울) 시즌을 기점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새로 확립된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상품, 마케팅, 운영 시스템도 새롭게 가동된다. 원 팀장은 "경쟁관계에 있는 자라나 H&M과 차별화하고 특히 소재에 초점을 맞춘 신상품이 대거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에잇세컨즈는 내년에는 중국 진출의 포문도 연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러브콜'이 오고 있어 순차적으로 진출 국가를 늘려갈 예정이다.

원 팀장은 "출범 첫해 60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950억원을 찍을 것"이라며 "매출 숫자로 말하는 더 강한 에잇세컨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