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모두 불러 토론할 것…답은 현장에서 찾겠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교육현안을 둘러싼 논쟁의 공간을 많이 만들려고 합니다.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를 모두 불러 토론한 뒤 마지막 결론은 학교현장에서 내릴 겁니다."

지난 17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사진·새정치민주연합)은 토론과 현장을 중요시하는 교육위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재선인 김 위원장은 같은 당 시의원들과의 경쟁을 거쳐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혁신학교, 자사고, 친환경무상급식 등 교육현안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답은 현장에 있다"며 "장·단점 체크리스트를 만든 뒤 학교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학교에 있으면서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며 "현장에서 답을 얻는다면 이념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개된 장소에서 교육현안을 둘러싼 찬반 논쟁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다 같이 참여해서 함께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시의회의 과반(72.6%)을 차지하면서 진보 성향의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감시 및 견제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충분히 그런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새누리당 시의원들과 보수 교육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설득할 수 있는 건 하고, 거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 받아들이겠다"며 "문용린 전 교육감이 내세운 자유학기제와 진로직업체험교육 등 좋은 정책들은 예전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의 당선에 대해선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시민들이 우리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며 "아이들을 고통스럽고 힘들게 하는 기존 교육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복종만 강요하는 고통스러운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계의 현안인 자사고 존폐 논란에 대해선 "자사고를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겐 자사고가 좋을 진 몰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땐 별로 득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공부 잘 하고 돈 있는 학생들을 모아놓는 것 뿐"이라며 "재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되, 평가를 거쳐 폐지할 학교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를 개혁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일부 시의원들의 비리에 대해 "개개인을 쫓아다니면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큰 사고들이 발생했다"면서도 "평소 태도, 자세와도 관련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00만원 가량인 자신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지방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공개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좋은 교육제도 때문에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