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우리는 광물 못하는 민족 아니다"

이정민 광물자원공사 암바토비사업처 생산정상화팀장 / 사진=이동우 기자

"과거 텅스텐이나 석탄 등을 보면 우리가 광물을 못하는 민족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세계무대에서 경력은 짧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지난 29일 광물자원공사 본사에서 만난 이정민 암바토비사업처 생산정상화팀장(44·사진)은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든 우리나라 광물 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광물자원공사가 해외 자원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90년대, 세계적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단계의 수준이다. 현재 광물자원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암바토비의 사업 파트너인 캐나다 쉐리트사의 경우 110년, 일본 스미토모사의 경우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70년대 이후 국내 광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팀장은 "국내에서 주로 이뤄졌던 광산개발이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로 연결이 됐어야 했는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며 성장동력을 잃은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자원개발이 처한 현실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광물 자원에 대한 이 팀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1998년 공사에 입사해 약 15년간 탐사 분야에서 활약해온 그는 탐사를 위해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전문적인 탐사를 위해 2년간 광업으로 유명한 미국 콜로라도 대학(Colorado School of Mines)으로 유학도 다녀왔다.


이 팀장은 "국내 자원탐사를 4년 정도 하면서 전국을 안 다녀 본 곳이 없고, 해외 출장으로 비행기를 탄 횟수만 500회 이상"이라며 "이제는 어떻게 하면 비행기와 공항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노하우가 생길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로 광물이 매장돼 있는 아프리카, 동남아 등 오지를 다니다 보니 죽을뻔 한 경험도 많았다. 비교적 흔한 위협인 말라리아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잊어버리고 살 정도. 좁은 정글에서 코브라를 마주하거나 난데없이 총기로 위협을 받는 등 체질에 맞지 않으면 좀처럼 견뎌내기 어려운 곳이 탐사현장이라는 설명이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이 팀장은 1년 중 절반에 가까운 150일 정도는 해외에서 보낸다. 그는 마음 한구석에 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산다고 전했다. 특히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그는 현재 몸담고 있는 암바토비 니켈 플랜트의 생산 정상화에 온 정신을 쏟고 있다. 내년 3분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목표로 니켈 생산율 90%를 달성하기 위해 1년에 9~10여차례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를 찾는다. 오는 추석이 지나면 또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자원 개발에는 인내가 필요하다게 이 팀장의 지론. 이 팀장은 "많은 분들이 자원 탐사는 실패 확률이 높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사실 탐사는 불확실성을 줄여가며 발견 확률을 높여가는 작업"이라며 "모든 산업의 근간인 자원을 우리 손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