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이기고 경단녀서 할머니 딜러를 꿈꾸다"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GKL 아름다운 리턴십 수강자들. 왼쪽부터 전은경씨, 한민숙씨, 최지혜씨/사진=이지혜 기자

GKL 카지노딜러 최지혜씨

"이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할머니 딜러를 본 적이 있어요. 너무 멋져 보였고, 나도 저렇게 나이 들어서까지 일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최지혜(37세) 씨는 1999년 파라다이스카지노 워커힐에 입사해 9년간 카지노 딜러로 일했다. 입사동기들 중에서는 3교대 근무가 힘들어 그만두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 씨는 오히려 3교대가 적성에 딱 맞았다. 정해진 8시간만 근무하면 눈치 볼 필요 없이 3일을 내리 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간 근무를 하다 보니 급여가 다른 관광업계보다 40~50% 높은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최 씨에게는 2008년 유방암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항암 치료 때문에 카지노딜러 일은 더 이상 무리였다. 할머니 딜러가 되고 싶었던 꿈도 이 때 깨지는가 싶었다.

그런 최 씨에게 다시 꿈을 심어준 것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이다. GKL이 올해 처음으로 경력단절 여성을 상대로 무료 카지노교육 과정 'GKL 아름다운 리턴십'을 개설한 것이다. 3차례에 걸친 리턴십은 경력자와 초보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 씨는 "유방암은 완치됐지만 딜러를 그만둔 지 6년이 넘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며 "하지만 리턴십 수료 후 다행히도 주2회 단기근무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주 2회 14시간을 근무하고 있는데 시급으로 1만2000을 받는다.

GKL 아름다운 리턴십 수강자들. 왼쪽부터 전은경씨, 한민숙씨, 최지혜씨/사진=이지혜 기자

최씨 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GKL의 리턴십 프로그램으로 제2의 삶은 살고 있다. 2차 교육생 한민숙(47세)씨도 결혼으로 카지노 딜러를 포기해야 했지만 지난 8월부터 단기 근무직으로 GKL에서 다시 일하고 있다.

한씨는 "이제 곧 50살이 되지만, 2018년 송도 복합리조트 카지노의 딜러로 복귀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중국어 공부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3기 교육생 전은경(39세)씨도 아예 딜러 경험이 전무한데도 GKL 카지노딜러에 도전하게 됐다. 카지노의 지원 부서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전 씨는 캐나다에서 영어유치원 관련 학과까지 다녔지만 카지노 딜러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다가 최근 리턴십 프로그램 초보 과정에 참가하는 행운을 잡았다.

전씨는 "원래 딜러로 합격했는데 지원부서로 배치 받아 마음 한 켠에 항상 딜러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며 "영어유치원은 나중에 차리더라도 지금은 3개월 과정의 교육을 잘 마치고 딜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