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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름 달고 세계대회 나가보고 싶어요"

[피플]장애인 역도 선수 우리은행 김규호 행원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입력 : 2017.04.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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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름 달고 세계대회 나가보고 싶어요"


"운동을 포기할 뻔 했는데 은행에 입사하고 오히려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첫 국제대회 출전이 기대됩니다. 국가대표도 도전할 겁니다."

12일 만난 김규호 우리은행 수신업무센터 금융정보팀 행원(사진·37세)은 매일 퇴근 후 체육관으로 직행한다. 요즘은 특히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헝가리 세계선수권 대회 준비 때문이다. 첫 국제대회 출전인 만큼 다음달 2일 비행기에 몸을 싣는 날까지 하루하루가 설렘과 긴장의 연속이다.

그가 하는 운동은 '파워 리프팅'이다. 벤치 프레스란 기구를 이용해 누워서 하는 역도다. 조금 특별한 종목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그는 5세 때 버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뒤 의족을 착용하고 생활한다. 일반 역도는 할 수 없지만 파워 리프팅은 몸집이 단단한 그에게 제격이다.

역기를 들게 된 계기는 2010년 절단장애인협회에서 만난 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문정훈 선수의 권유였다. 노력한 만큼 보여줄 수 있는 역도의 정직함에 매력을 느꼈고 자연스레 장애인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실력을 쌓았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실업팀에 소속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2012년 우리은행에 입행하면서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아무래도 돈 없인 운동하기가 힘들잖아요. 운동을 거의 그만두려 했는데 입행 후 모든 게 풀렸어요. 경제적인 기반이 생기니 운동도 전념할 수 있게 됐고요."

입행 이듬해인 2013년 결혼을 했고 같은 해 은행 체육대회에서 MVP도 수상했다. 여전히 실업팀 소속이 아닌 일반부 선수지만 동등하게 겨뤄 2014년과 2015년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땄고 지난해엔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감사한 마음도 그가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원동력이다. 그는 "다시 운동을 할 수 있게 격려해준 아내에게 누구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회사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도 표했다. 그는 "대회 출전으로 인해 5일 연속 휴가를 내야 했을 때도 잘하고 오라고 격려해줬다"며 "내가 자리를 비우면 다른 분들 일이 많아지는데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은행 동료에 대한 감사함은 실업팀에서 스카웃 제의도 받았지만 고민 없이 거절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은행이 저에게 준 게 진짜 많아요. 제 꿈은 은행에 다니면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위해 내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오는 5월 헝가리 대회와 10월 멕시코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언젠가 은행 이름을 달고 세계 대회에서도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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