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두 외길인생, 잘 나가는 '비비고 왕교자' 덕에 자부심 느껴요"

조근애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신선식품센터 수석연구원/사진제공=CJ제일제당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 나갔다가 잘 나가는 자식(?) 덕을 톡톡히 봤어요. '비비고 왕교자'를 만든다고 하니까 다들 맛있다고 한마디씩 하는데 인기를 실감했죠."


지난 24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조근애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부장)을 만났다. 그는 CJ제일제당의 효자 제품, 비비고 왕교자를 탄생시킨 신선식품센터 만두팀을 이끈다.

그는 22년째 만두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만두 달인'이다. 대학 졸업 직후 입사한 '털보네식품'부터 현재까지 만두만 빚었다. 지금은 사라진 털보네식품은 한때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의 대명사였던 회사로서 만두와 국수가 유명했다.

줄곧 한 길을 걷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만두업계를 등지려고 한 적도 있다. "아예 식품회사 아닌 곳으로 이직을 했는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만두는 세계적으로 취식법이나 제조법이 각양각색이어서 질리지 않는데…. 일하면서 만두 생각만 나서 돌아왔어요. 만두가 운명인가봐요."

2012년 CJ제일제당 입사를 통해 만두업계에 복귀한 그는 만두의 '저가 이미지' 탈피에 주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품질개선이 먼저였다. 만두 소를 갈아넣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재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두 소는 큼직하게, 피는 얇게 만들어 '수제만두' 못지 않은 식감을 주려 노력했다. 그렇게 2013년말 비비고 왕교자가 탄생했다.


비비고 왕교자는 교자만두 시장 만년 2위였던 CJ제일제당에 처음으로 1등을 안겨준 효자다. 1980년대부터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해태제과 '고향만두'의 아성을 꺾고 교자만두는 물론, 냉동만두 전체 1위가 됐다. 지난해 점유율은 40.4%로 이제는 비비고 왕교자가 곧 시장 트렌드다.

비비고 왕교자를 성공시키기까지 수천 개의 만두를 먹었고 지금도 만두 먹기는 계속되고 있다.

"저희 팀은 룰이 있어요. 연구원은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팀장은 두 번, 센터장은 한 번씩 경쟁사의 제품을 시식합니다. 시중 유통제품을 직접 사다 먹어요. 그래야 관리 상태랑 장·단점을 알수 있으니까요. 우리 제품은 따로 또 먹죠. 수제만두집도 가보고… 끊임없이 먹는 거죠."

그에게 만두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을 물었더니 2가지 팁을 전해줬다. 첫째, 탕으로 만들 때는 만두 하나를 터뜨릴 것. 만두 안에 진미 소재들이 만둣국을 풍성하게 해준다. 둘째, 구울 때는 바삭하게 굽다가 마지막에 물을 살짝 넣어서 뚜껑을 덮어 익힐 것. 바삭하면서 촉촉한 2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간장소스를 조금 넣어 간이 살짝 밴다면 금상첨화다.

22년간 만두를 빚었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는 "만두는 한국에선 '간식'이지만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주식으로 먹는다"며 "한국에서도 한 끼 식사가 될 만한 만두를 내놓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비비고 왕교자 유행으로 20대의 만두 취식이 늘어나면서 8~10월쯤 편의점 전용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우리 만두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해줘서 고맙고 동시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단점을 계속 개선하고 있어요. 소비자들은 못 느끼겠지만 이미 지난해에 피를 더 얇고 쫄깃하게 개선했어요. 비비고 왕교자는 계속 맛있어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