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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꼴통' 무용수, 해외 러브콜 받는 안무가로

[피플] 김재덕 모던테이블 안무가 겸 무용수, 체호프국제연극제서 초청받아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입력 : 2017.06.0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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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모던테이블 안무가 겸 무용수. /사진=모던테이블
김재덕 모던테이블 안무가 겸 무용수. /사진=모던테이블

각설이 품바 타령에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섞인다. '모던'한 검은 수트를 차려입은 남자들은 손끝으로 부드럽게 얼르고 발끝으로 날아오르듯 뛰어오른다. 한국의 '한'(恨)과 '흥'(興)을 담았지만 '한국적인 것'에 얽매이진 않았다. 스스로도 비전형적인 길을 걸어온 젊은 안무가는 '왜 안돼?'라고 반문한다.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김재덕(33) 모던테이블 안무가 겸 무용수를 만났다. 다음달 21~23일 러시아 최대 축제인 체호프국제연극제 '다크니스 품바'(Darkness Poomba)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 중이었다. 그곳에서 피나 바우쉬, 이보 반 호프, 로베르 르빠주, 피터 브룩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씨가 이끄는 남성무용단 '모던테이블'은 한국 무용단 최초로 체호프국제연극제 초청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중국 베이징 댄스 페스티벌에 오른 '다크니스 품바' 공연을 본 발레리 샤드린 총감독이 직접 제안했다. 벌써 2년 후 개최되는 2019 체호프국제연극제 초청 건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가는 중이다.

"사실 처음에는 체코 프라하에서 하는 축제인 줄 알았어요. '체호프'(Chekhov)가 얼핏 보면 '체코프'로 읽히잖아요. 그런데 연극하는 친구들이 러시아 체호프국제연극제 아니냐며 흥분하더라고요. 굉장한 곳에 초청됐다는 실감이 났죠."

모던테이블 '다크니스 품바' 공연 사진. /사진=모던테이블
모던테이블 '다크니스 품바' 공연 사진. /사진=모던테이블

김씨는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16세라는 늦은 나이에 안양 예술고등학교로 편입해 무용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즐거운 삶을 살라'는 권유 때문이었다. 결혼 전까지 라이브 카페에서 재즈가수를 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한대수, 안전지대부터 일본 록그룹 엑스 재팬(X-JAPA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다만 정규 무용 교육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큰 맘 먹고 들어간 안양예고에서는 소문난 '문제아'가 됐다. 1학년 때는 발레, 2학년 때는 한국무용 반에 들어갔지만 열심히 하지 않아 두 번 다 '쫓겨났다'. 3학년이 돼서야 시작한 현대무용은 마지막 선택지였던 셈이다. 그래도 여전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하고 싶은대로 하자'는 마음이 컸다.

"당시 전교에서 발레를 제일 잘 하던, 지금은 미국 '할렘무용단'에 들어간 제 친구가 있거든요. 선생님들이 그 친구한테 '너 김재덕이랑 어울리지 마라'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우리 학년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한 사람은 저랑 그 친구 단둘이었거든요.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들어갔냐'며 놀랐죠."

대학을 졸업한 김씨가 2008년 26세의 나이에 만든 첫 작품이 이번 체호프국제연극제에 오르는 '다크니스 품바'다. 우리 고유의 '품바 타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판소리에 직접 만든 기타, 드럼 사운드를 혼합해 민초들의 울분과 한이 담긴 각설이 타령을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동작과 연결시켰다. 이외에도 '심청 가이즈', '시나위 산조' 등 10여 개에 달하는 레퍼토리가 있다.

김씨는 해외 무용단의 안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만 뉴질랜드 댄스 컴퍼니, 브라질 살바도르 주립 무용단 등에서 신작 4편을 선보인다. 올해 예정된 외국 공연만 13건이다. 1년 6개월 전 김보라 안무가와 결혼해 '스타 안무가' 부부가 된 그는 "결혼한지 얼마 안됐는데 둘 다 바쁘게 활동하느라 얼굴 볼 시간도 없다"며 웃었다.

"우리나라 '난타'가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가한 후 더 유명해졌잖아요. 모던테이블의 작품도 체호프국제연극제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5월 31일 (18:4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구유나
구유나 yunak@mt.co.kr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문화부 구유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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