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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는 공대 오빠, 건축음향 전문가를 꿈꾸다"

[피플]포스코건설 건축사업본부 이동민 매니저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입력 : 2017.06.19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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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는 공대 오빠, 건축음향 전문가를 꿈꾸다"

포스코건설 이동민 매니저는 중학생 때만 해도 그저 노래하고 기타 치는 게 좋았다. 당연히 자신이 회사원이 될 것이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기타를 배우고 곡을 쓰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친구들과 모여 처음으로 밴드를 결성했다. 그의 첫 번째 목표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가요제 본선 진출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젊었을 때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들었어요. 비록 번번이 예선에서 물먹었지만 가요제 생각도 있으셨고…. 당시 제 꿈은 가요제 본선 진출이었습니다. 상을 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본선 무대는 밟아봤으니 이미 첫 번째 꿈은 이룬 셈이죠.”
 
이 매니저는 2011년 MBC 대학가요제 본선에 진출했다. 같은 공대 학우 5명이 모여 밴드를 만들었고 가요제 본선을 목표로 4년간 실력을 갈고닦았다. 밴드 명칭은 ‘우리가 최고 밴드’라는 의미를 담아 ‘지미곳밴드’(jimmy got band, 짐이 곧 밴드라는 뜻)로 정했다. 지금 생각하면 민망할 정도의 이름이지만 그만큼 열심히 했고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본선 무대는 자신감만으론 감당하기 힘든 자리였다. 날고 기는 쟁쟁한 경쟁자로 가득 찬 무대였다. 출전 순서를 정하는 번호표를 뽑고 나서는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1부 1번’, 전체 참가팀 중 맨 처음 무대에 오르는 순서였다. 이 매니저 기억으로는 가요제 전반전에 해당하는 1부, 그것도 첫 참가자가 본상 수상을 한 적이 없었다. 먼저 나가 분위기 띄워주라는 의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결국 수상은 못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더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긴 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밴드와 음악에 있어 가요제는 끝이 아니라 또다른 출발점이기 때문이죠.”
 
졸업과 건설사 입사,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는 분주한 생활이 이어졌지만 자신의 장기를 뽐낼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인천아트센터 공사를 하면서다.
 
“인천아트센터 공연홀 건설현장에 투입됐는데 시공팀에 음향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어 관련 시공 지시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더라고요. 당시 한양대 연구실에서 음향체크를 담당했는데 제가 중간에서 음 왜곡이나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죠. 밴드를 하며 공연장을 돌아다닌 경험이 이렇게도 쓰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습니다.”
 
이 매니저는 인천아트센터가 음향 측면에서 국내 최고 건물이라고 자부한다. 단 한 좌석도 음향 왜곡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귀로 확인했다. 이후 한양대 연구실의 체크 결과보고서도 공연장 전좌석 어디에서도 음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천아트센터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이 매니저에게는 또다른 꿈이 생겼다. 공연문화집회시설 건축설계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우리 건설업계가 주택이나 플랜트에 몰입해 상대적으로 공연장이나 전시회장, 국제회의장 등과 같은 다중이용시설 설계나 시공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한발 더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잠시 서행 중이긴 하지만 음악의 꿈도 현재진행형이다. “밴드 멤버 대부분이 막내급 직장인이라 모여서 연주 한번 맞추기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음악에 대한 의지만은 ‘언제나 충만’입니다. 3년 안에 아마 밴드 이름을 단 앨범을 보게 될 겁니다. 제가 만든 록음악에 맞춰 현장 사람들이 작업 전 몸풀기 체조를 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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