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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200회 완주, 183리터 헌혈왕…"있는 것 나눈 게 별건가요"

[피플]에쓰오일 전문과장 조연국씨(50), 총 366회 헌혈 보건복지부 장관상 받아…이웃봉사도 실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7.06.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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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총 366회 헌혈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에쓰오일 '헌혈황' 조연국 전문과장(50)은 "피가 많이 부족한데 주위 참여율이 낮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조연국 과장
1983년부터 총 366회 헌혈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에쓰오일 '헌혈황' 조연국 전문과장(50)은 "피가 많이 부족한데 주위 참여율이 낮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조연국 과장
34년 전인 1983년. 친구들과 지방에 놀러 가던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우연히 터미널에 서 있는 헌혈차를 봤다. "피가 부족해요. 헌혈하시면 한 사람이 삽니다"라는 간호사의 말에 이 청소년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얼떨결에 헌혈차에 올라탔다. 잠시 후 혈액형 B형의 건강한 피 500cc가 고무호스를 타고 혈액 팩에 한가득 담겼다.

누군가를 도왔다는 생각에 막연하게 뿌듯했던 그는 그렇게 장장 34년 동안 365회나 헌혈을 더 했다. 그가 헌혈한 양만 따져도 자그마치 183리터(ℓ)나 된다. 시중에서 파는 2리터(ℓ) 짜리 큰 생수통으로 재도 90개가 넘는 양이다. 정유·화학회사 에쓰오일(S-Oil (121,000원 보합0 0.0%)) 울산공장의 전문과장 조연국씨(50) 이야기다. 잔사유를 가지고 휘발유나 경유로 만드는 고도화시설을 책임지는 업무를 맡고 있다.

'헌혈왕'에 등극한 것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우자 조 과장에게 "이런 것 때문에 싫어서 인터뷰를 안하려고 했다. 있는 것 나눠주는 것인데 별 것 아니고 쑥스럽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 과장은 지난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장관상도 지난해 한 차례 고사한 뒤 올해 다시 요청을 받아 수상한 것이다. 인터뷰 내내 그는 "모르게 지나가야 하는데"라며 겸연쩍어했다.

조 과장은 혈액의 모든 성분을 뽑는 전혈은 두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하고, 혈장과 혈소판 성분을 따로 뽑는 헌혈도 한 달에 두번씩 하고 있다. 조 과장은 "34년 동안 헌혈을 하기 싫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헌혈을 할 때마다 피 검사도 해주니까 건강검진도 되고, 노폐물을 빼주는 차원에서도 건강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헌혈을 계속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뿌듯함' 때문이다. 조 과장은 "실제로 피가 많이 필요한데 헌혈하는 사람이 적어서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다들 각자 사정이 있어 못하니까 안타깝다"며 "누군가는 제가 헌혈하면 살 수 있으니까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21세가 된 조 과장의 아들도 고등학교때부터 헌혈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부친이 헌혈을 하는 것을 본 덕분에 자연스레 헌혈하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헌혈을 한 뒤 받은 헌혈증서는 대부분 주위 사람들에게 주고 몇 장 남지 않았다. 조 과장은 "한 번은 전북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가 급하게 헌혈증이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40~50장 정도 보냈다"며 "보내고 나니 마음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헌혈증 몇 장은 조씨의 모친이 췌장암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을 때 썼다. 그때 조과장은 급한 일이 있으면 헌혈증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그는 헌혈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봉사도 수년째 꾸준히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과 2인용 자전거를 타는 봉사와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공원에서 시각장애인분들과 자전거를 타면 정말 좋아한다"며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앞으로도 헌혈을 할 수 없다고 할 때까지 계속 헌혈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관리도 부지런히 하고 있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그는 2000년부터 마라톤 완주만 200번을 넘게 할 만큼 체력도 좋다. 조 과장은 "헌혈을 하면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며 "고등학생 때 처음 헌혈을 했던 마음 그대로 가능할 때까지는 헌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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