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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아닌데?…학폭 묵인 학교측이 2차 가해자"

[인터뷰] 숭의초 학폭 피해자 주치의 손석한 박사 "학교측의 그릇된 개입 후 가해자는 사라져"

뉴스1 제공 |입력 : 2017.06.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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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손석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News1
손석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News1

"학교폭력으로 받은 피해학생의 '작은 상처'가 학교 측의 잘못된 대응 이후 '큰 생채기'로 덧나버렸어요. '1차 피해'에서 끝났다면 극복하는 과정이 좀 더 원활했을 텐데 '2차 피해'가 벌어지면서 상황이 아주 나빠져 버린거죠."

손석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학박사)는 21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숭의초 학교폭력 사태는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심화하는 그간의 학폭패턴을 그대로 따랐다"며 "학교 측이 폭력사태 발생 후 가해자를 훈계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일련의 과정없이 묵인하는 행태에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낀 피해자가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숭의초 학교폭력 사태 피해자 유모군(9)의 정신과 주치의다.

이번 숭의초 학교폭력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이 학교 3학년 유군은 지난 4월 학교 수련회에서 같은 반 학생 4명에게 집단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 유군이 이불에 덮인 상태에서 가해학생들이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구타를 했고 바나나우유 모양 용기에 담긴 물비누를 음료수로 속여 마시게 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유군 부모는 학교 측에 항의했고 경찰청 학교폭력신고센터에도 신고했다.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열렸지만 학교 측은 '장난'으로 보고 가해학생들을 징계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학폭위에 피해학생의 참석을 여러 차례 제안하는 등 피해자 상황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유군 부모가 한 언론에 제보하면서 해당 사건이 불거졌다. 가해학생 가운데 대기업 총수 손자와 유명 배우 아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신인수 서울교육청 초등교육지원과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숭의초등학교 앞에서 수련회 학생 폭행 사건 특별 장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6.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신인수 서울교육청 초등교육지원과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숭의초등학교 앞에서 수련회 학생 폭행 사건 특별 장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6.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손 박사는 "이번 사태가 유명 인사 자제들이 연루된 학교폭력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본질은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 측의 그릇된 대응과 그에 따른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고통이 커진 데에는 이른바 '학교 측의 2차 가해'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손 박사는 "이번 숭의초 학교폭력 사태를 보면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학교 측의 개입 후 가해자가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학생 상담에 따르면 학교 측은 '외상도 없고 별일도 아닌데…'라며 피해자의 인내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폭력 문제를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전가하면서 정신적 고통이 심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이 잘잘못 가리고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 등이 피해자에 중요

손 박사는 피해자 유군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진단을 내린 상황이다. 그는 "현재 피해학생은 불쑥불쑥 불안증세가 나타나는 이른바 '침습'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가해 학생들이나 학교폭력 사태를 처리했던 학교 측 관계자, 이불이나 바나나우유 등 학교폭력의 여러 단서들을 마주할 경우 피해학생의 트라우마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학교폭력은 열상(피부가 찢어진 상처)이나 골절 등 눈에 보이는 피해보다 폭력 경험이나 가혹행위에 따른 정신적 피해가 훨씬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학교 측이 잘잘못을 가리고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안정을 주는 것"이라며 "학교현장에서부터 이를 엄정하게 다뤄야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전반으로 퍼져 그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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