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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옷에 새로운 가치 불어넣죠"

[피플]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상무…업사이클 브랜드 '래;코드' 총괄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입력 : 2017.09.2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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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상무/사진=김휘선 기자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상무/사진=김휘선 기자
"패션을 '소비'하는 것이 환경과 사회에 도움될 수 있다니, 참 아이러니 하죠?”

국내 유일무이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총괄하는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하 코오롱FnC) 패션2본부 상무(사진)는 "환경과 사회를 위한 활동을 가장 '패션회사답게'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래;코드' 론칭 스토리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한 상무는 지난 26일 인터뷰 당일 한복 저고리를 연상케하는 '래;코드' 재킷을 입고 있었다. 넥타이 여러 개를 이어 붙여 만든 옷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래;코드'는 재고 의류와 자동차 에어백, 시트 원단 등을 해체 후 재창조한 상품으로 구성한다. 해당 시즌에 다 팔리지 못한 1~2년 된 상품은 아울렛, 상설매장 등으로 넘겨 판매하는데 여기서도 팔리지 못한 '3년차 재고'가 되면 브랜드 가치, 품질 저하 등을 이유로 소각한다.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재고는 회사의 '골칫덩이'였다.

한 상무는 '패션의 문제는 패션에서 답을 찾자'는 생각에 2012년 '래;코드'를 선보였다. '래;코드'가 세상에 처음 공개됐을 때 사람들은 3번 놀랐다. 상식을 깨는 독특한 디자인에 한 번, 이 옷이 '재고' 상품으로만 만들어졌다는 것에 두 번, 마지막으로 '국내 브랜드'라는 것에 놀랐다.

'래;코드'는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 모두 특별한 브랜드다. 한 상무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옷인데 같은 상태로 시장에 다시 내 놓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 생각했다"며 "새로운 '디자인'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기존 디자인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Code)의 전환(Re)'이 필요했다. 우리가 버린 것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순환의 의미를 담아 파란색 원형의 브랜드 로고도 만들었다.

원단이 아닌 해체한 옷을 재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숙련된 디자이너만이 감당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한 상무는 경력은 많지만 일을 잠시 쉬고 있던 디자이너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옷 해체 작업은 장애인들과 함께했다. 독립 디자이너들과의 협업도 늘려갔다. '래;코드'가 사회 전반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상품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으로 영역을 확장한 이유기도 하다.

2014년 명동성당 복합문화시설 '1898+'내 '래;코드, 나눔의 공간'에 국내 최초 '환경 라이브러리'를 구성했다. 환경과 윤리적 패션에 관한 도서만도 1900여권에 달한다. 업사이클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방 프로그램 '리;테이블'도 운영한다. 한 상무는 "초창기엔 공방 수업 신청자가 저조해 직원들이 명수를 채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접수를 시작하면 몇 분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며 "'래;코드'를 통해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봉제 장인들의 가치를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한 상무는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에서는 장인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한국 특유의 우수한 '손맛'이 사라져 가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현재 봉제 장인 4명이 '래;코드'와 함께 정기적으로 작업하고 있고 미혼모, 새터민 자립심 향상을 위한 봉제 기술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개인의 추억이 담긴 옷을 새 디자인으로 만들어주는 '리;컬렉션' 서비스를 시작했고 자투리와 부자재로 만든 대량 생산 라인 '리;나노'도 선보였다.

사회적 책임을 목적으로 출발한 브랜드기에 '숫자'에 연연하진 않지만 론칭 이후 매년 30%씩 매출이 늘고 있다. 국내엔 명동과 이태원 매장만 운영하고 있어 매년 비슷한 수준이지만 해외 매출이 전체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13년부터 글로벌 박람회에 참가, 해외 편집숍에서 입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초엔 프랑스의 팝업 스토어에 소개됐고 현재 홍콩, 일본, 중국 주요 편집숍에서 판매 중이다.

"1~2년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닌 사람들이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만드는 것 또한 환경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세계인들이 래;코드의 로고만 보면 자연스레 '환경'을 떠올릴 수 있는, '윤리적 패션'의 '고유명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명동성당 내에 운영 중인 '래;코드 나눔의 공간'/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명동성당 내에 운영 중인 '래;코드 나눔의 공간'/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배영윤
배영윤 young25@mt.co.k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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