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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걔' 150:1 경쟁률 뚫고 쇼핑호스트 변신

[피플]이수완씨, 공영홈쇼핑 공채2기 합격…프로 본 딴 '신비한 쇼핑 서프라이즈' 준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입력 : 2017.11.03 04:00|조회 : 8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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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 공영홈쇼핑 쇼핑호스트 인터뷰./사진=지영호 기자
이수완 공영홈쇼핑 쇼핑호스트 인터뷰./사진=지영호 기자
“돈을 벌어드리진 못해도 돈을 모으게 해드릴 순 있어요.”

‘TV홈쇼핑은 지름신 소환술사’라고 생각하는 기자에게 쇼핑호스트가 던진 말이다. 나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왔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만 자신의 가치가 드러나는 쇼핑호스트의 숙명에도 역행하는 말이었다. 본명인 ‘이중성’보다 ‘재연배우계 장동건’ ‘서프라이즈 걔’로 더 잘 알려진 이수완씨(41·사진)의 얘기다. 최근에야 개명신청이 받아들여져 올해부터 이수완을 본명으로 쓴다. 그는 올 3월부터 공영홈쇼핑의 쇼핑호스트로 활동한다.

그가 처음으로 판매한 물건은 갈치다.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생철학으로 살다 보니 상품 판매도 '경제적 소비'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는 "우리 제품은 구입한 주부들이 손이 떨려 자기 입에 넣지 못하는 1마리에 10만원하는 갈치는 아니지만 10마리를 5만원에 판매하는 최고의 상품"이라며 "최고급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도 있겠지만 이 제품처럼 합리적인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우리의 고객"이라고 말했다. '돈을 모으는 방법'은 합리적 소비에 있다는 의미다.

이씨에게는 엄청난 자린고비 면모가 느껴진다.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다니며 미팅장소에 설치된 무료 커피를 리필하고, 한갑에 1800원 하는 말아 피는 담배를 산다. 결혼식 사회를 봐주는 댓가로 중고 경차를 싸게 구입해 타고 다니면서 주차는 조금 걷더라도 가장 싼 곳을 찾는다. 최근 구입한 부천의 작은 빌라는 스스로 리모델링 중이다.

그는 "요즘은 욕실 문턱 주변을 리모델링 하고 있는데, 어떻게 바꿀지, 1500원짜리 백시멘트 몇 포를 살지 1주일 동안 고민했다"며 "20만원까지 드는 비용을 2만원 정도에 한 달이면 마무리할 것 같다"고 했다. "시간이 아깝다"고 힐난하는 기자에게 그는 "재미있어하는 일이라 급할 게 없다"며 "돈을 얼마나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많이 깨닫고 있다"고 했다.

그도 한때 씀씀이를 고민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2만명의 팬클럽을 거느린 시절이었다. 이곳저곳 행사 다니면서 월수입 500만원을 찍기도 했다. 그는 "당시는 큰 돈인줄 몰랐는데 지금 보니 큰 돈이더라"며 "지금은 그보다 적게 벌지만 그래도 그때보다 풍족하다"고 웃어보였다.

이씨는 철저한 노력파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폐암 투병 중인 어머니 간호와 대학 편입준비를 하면서 연기학원과 음악학원비를 벌기 위해 영어과외, 전단지, 주말 커피숍, 일용직 노동근로 등 2년간 8개의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공부해 1999년 부산 시민회관에서 공연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연기 인생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학업도 소홀하지 않았다. 뮤지컬 리허설 스케줄 때문에 편입시험 때 시간의 절반만 쓰고 답안지를 냈다. 그래도 응시한 대학 4곳 중 3곳에 합격했다. 인문사회과학을 좋아해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철학과에 편입했다. 방송일을 병행하면서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재연배우로 첫발을 뗀 때는 2002년이다. 그를 눈여겨본 방송에이전시의 제안으로 시작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11년간 활동했다. 꿈을 펼치고자 다른 영역에 도전했지만 '재연배우' 굴레를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영화·드라마 오디션은 번번이 미끄러졌고, 가수 도전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방송국 연락을 끊고 3년을 잠적했다. 남아있던 돈은 이때 다 써버렸다.

바닥을 경험하고 정신을 차렸다. 방송 경험을 버리지 않으면서 착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쇼핑호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독하게 공부해 1200명이 응시한 공영홈쇼핑의 공채 2기 최종합격자 명단 8명에 이름을 올렸다. 100개 인기상품의 프리젠테이션을 통째로 외운 것은 지금도 회사 내 전설처럼 회자된다.

그는 요즘 새로운 방송 준비 기대감에 가득하다. '송도순쇼'에 자신이 출연한 프로그램 이름을 딴 '신비한 쇼핑, 서프라이즈'를 PD로부터 제안받았다. 이씨는 "11월부터 토요일 '코너 속 코너'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며 "참여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 소비자에게 유용한 제품을 소개하니 많은 호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수완 공영홈쇼핑 쇼핑호스트 인터뷰./사진=지영호 기자
이수완 공영홈쇼핑 쇼핑호스트 인터뷰./사진=지영호 기자

지영호
지영호 tellme@mt.co.kr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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