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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설움 알기에...토지보상 소송 한우물"

[피플] 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대표 변호사 …사업시행사 대변하다 '절박한 주민 돕기' 방향 선회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7.11.0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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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대표 변호사. /사진=김지훈 기자
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대표 변호사. /사진=김지훈 기자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안해본 농사가 없어요. 배추농사도 해보고 무농사도 해봤지만 가격폭락으로 밭을 갈아엎었어요. 밭을 갈아엎던 아버지는 눈물을 훔치곤 하셨죠.”
 
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대표 변호사(50·사진)는 충남 연기군 출신 영농후계자였다. 그러나 배추밭 앞에서 절망하던 아버지를 보고 진로를 바꿨다. 그날로 장차 영세농가를 돕는 ‘농림수산부 장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이 사법시험이다. ‘아무것도 없는 촌놈’도 사법시험에 붙으면 장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서였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강산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농사를 짓던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땅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땅을 생명처럼 여기는 농민 등이 지역개발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받도록 돕는다. 토지 보상 관련 무료상담도 열심히 한다.
 
그는 성균관대 법대 재학 시절인 1989년 22세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 변호사는 “군사정권이 끝난 1990년대엔 주민들이 권리를 찾는 의식이 높아지면서 전국 각지 개발 대상지에서 토지보상 소송이 잇따랐다”며 “당시 저는 토지개발 과정과 토지보상 소송 과정에서 사업시행자 입장을 대변하는 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김 변호사가 사업시행자가 아닌 주민을 대변하는 변호사로 변신했다. 어느 날 자신이 고문을 맡은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려는 주민을 만난 뒤부터다. 이 주민은 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와 자신의 소송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변호사는 법적으로 이 의뢰를 맡을 수 없었다.
 
주민은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절박한 사람을 구제해주는 변호사가 돼달라”고 호소하며 김 변호사 사무실을 떠났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당시 그 주민의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는 2000년대 충남·세종시 등지에서 개발이 이뤄질 때 개발대상지 주민들을 변호한 일에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 주민들이 시행자로부터 ‘직접보상’뿐 아니라 ‘간접보상’(생활보상)도 받도록 도왔다.
 
김 변호사가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낸 시절만 해도 직접보상만 진행하는 게 관례였기에 극히 이례적 사례에 해당한다.
 
직접보상은 시행자가 개발대상지 주민이 보유한 토지·건축물 평가액을 기반으로 보상금을 직접 주는 것이고 간접보상은 개발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청소, 공사장 주변 식당 운영 등 각종 부가사업을 주민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개발대상지 땅값이 오르면 인접지역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원주민들은 원래 살던 곳이나 그 주변지역 모두 이주가 어려워 직접보상만으론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그가 2003년 집필한 ‘신토지보상’(‘실무토지수용보상’으로 개정)은 ‘토지보상’ 분야 스테디셀러다. 토지보상에 대한 전문적 법률지식이 없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토지보상의 이론·판례를 집대성한 책이다.
 
김 변호사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정비사업 아카데미’에도 출강한다. 그는 “개발대상지 주민이든 정비사업조합이든 우선 주민들이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당한 권리 확보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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