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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놓는 여행이 내 삶의 길을 바꿔줬죠"

[피플]스타트업 '윌림' 대표 배준호씨…7년 다니던 대기업 내던지고 1년 간 세계 여행하고 돌아와 창업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입력 : 2017.1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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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윌림 대표
/배준호 윌림 대표
“스마트폰 하나 만들기 위해서 최소 일 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데 정작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뭘까 고민하는 데는 단 몇일도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여행은 내 삶의 방향을 생각하는데 쓸 수 있는 오롯한 시간 그 자체였어요.”

직장인이라면 ‘주머니에 사표 한 장 꽂고 다닌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일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배준호(35·사진)씨도 그랬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굴지의 대기업에 안착했지만 실상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여행만이 유일한 출구라 생각한 끝에 7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 손을 잡고 배낭여행을 떠났다. 1년 넘는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여행지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윌림’이라는 회사를 세웠고 여행 전도사를 자처하며 강연가로 도 활동 중이다.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이유는 현실이 싫어서였건만 여행을 떠난 지 3개월 만에 그렇게 지긋지긋하던 현실로 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여행 경험이 없던 터라 초반부터 무리한 계획을 세웠고 몸과 마음은 빠르게 지쳐갔다. 급기야 ‘지금이라도 회사로 다시 돌아갈까’란 생각이 입 밖으로 나왔다.

“여행 초반에 ‘너무 열심히’ 여행을 다닌 것이 문제였어요. 뭐라도 남겨야 한다는
강박에 매일같이 블로그 쓰고 사진도 찍고 영상도 만들었으니 지칠 수밖에요. 아내에게 한국으로 가자고 말했더니 단호하게 그럴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을 다시 먹었어요. 가볍게 소풍 가듯 해보기로요. 그때부터 계획 다 무시하고 움직였어요. 슬슬 나와 주변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부부는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402일 동안 25개 나라 129개 도시를 여행했다. 여행을 하면서 앞날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평소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던 배 씨는 글과 사진, 영상 기록을 남겼다. 매일 블로그에 올리는 글 때문에 고민하는 그를 보고 아내가 말했다. 그렇게 힘들면 하루에 세 줄만 써보라고. 말 잘 듣는 남편은 실행에 옮겼고 아내의 조언은 여행에서 돌아와 ‘세줄일기’라는 앱으로 탄생했다. 단 세 줄의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기 앱이다.

“사업화하기까지 걱정이 앞섰는데 워낙 감성이 풍부했을 때 만든 것이라 그런지 사용자들과 통하는 것이 있었나 봐요. 10~ 20대 이용자를 주축으로 17만명 정도가 앱을 쓰고 있어요.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만든 시작한 앱이 아니다 보니 수익화를 위해 남은 과제가 많이 남아있죠.”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이다. 가진 것을 버리고 떠난 여행이었는데 돌아오니 얻게 된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여행 내내 부지런히 찍은 영상물은 대형 콘텐츠회사의 러브콜을 받아 세상의 빛을 보게 됐고, 이들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한 수입차 업체로부터 광고 모델 섭외를 받기도 했다. 시작한 사업이 본궤도에 안착하지 않았지만 그의 도전기를 듣고 싶어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강연가로도 뛰고 있다.

“제가 아직 성공한 사업가는 아니잖아요. 동료나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거에요. 누구나 내 삶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고, 가장 좋은 방식은 여행 같다고요. 사업이 성공하지 못할까 불안할 때도 많지만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 강한 믿음이 생겨나요. 여행이 준 선물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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